▲ 전철진 바디프랜드 R&D센터 실장.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바디프랜드의 경쟁사는 안마의자 업계가 아니다. ‘팬텀 메디컬’은 지난 20여년간 바디프랜드가 걸어온 길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는 제품으로, 헬스케어플랫폼으로써 첫발을 내딛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바디프랜드 메디컬체어 ‘팬텀 메디컬’의 성공 주역 전철진 메디컬R&D센터 실장(신경외과&척추외과 전문의)의 말이다. 안마의자 1위 기업 바디프랜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시작은 안마의자 기업이었지만, 현재는 헬스케어플랫폼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안마의자가 단순 마사지 의자가 아닌 헬스케어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 실장은 “모든 인류가 안마의자를 통해 휴식, 힐링, 피로회복, 근육이완에서부터 멘탈 건강, 브레인 건강, 심혈관계 건강, 척추건강 등 다양한 측면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관리하게 되길 희망한다”며 인류의 건강수면 10년 연장을 위한 제품 연구개발에 구슬땀 흘리는 이유에 대해 힘줘 말했다.

4년 전부터 시작된 바디프랜드 심장 ‘메디컬R&D센터’

2007년 설립된 바디프랜드는 국내 최초로 안마의자 렌털 방식을 도입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설립 첫 해 27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89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 3665억원으로 20배, 지난해엔 4803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신화를 써내려왔다.

▲ 전철진 바디프랜드 R&D센터 실장. 사진=임형택 이코노믹리뷰 기자.

바디프랜드 정체성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16년. 그해 전문의들과 의료 전문가를 다수 영입하며 안마의자 기업에 생소한 메디컬R&D 센터를 구축했다. 

센터 초기 멤버인 전 실장은 “전문의 영입초기만 해도 외부에서는 IPO 준비를 위한 ‘보여주기’ 아니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우려를 털어내고 실체를 잡아왔다”며 “오늘날 바디프랜드 ‘메디컬’ 조직은 내부에서도 특이한 구성원이 아닌 자연스러운 존재가 됐다”고 웃음지었다.

바디프랜드 메디컬R&D센터에는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방의학과, 비뇨기과 등 8명 전문의를 포함해 뇌공학자, 물리치료사, 음악치료사 등 의료 전문인력 총 20여명이 상주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센터 설립 초창기에는 주로 마사지 임상효과에 대한 리서치나 신제품 콘셉트 계획단계에서의 디렉션 역할만 수행했다.

그러나 오늘날 바디프랜드 제품 개발 전분야에는 전실장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이 없다. 바디프랜드 전제품, 전 프로젝트에 의학적 요소를 접목하기 위해서다. 전 실장은 “인류 건강수면 10년 연장을 위해 안마의자는 단순히 마사지 체어가 아닌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술대 오르던 신경외과 전문의, 바디프랜드 메디컬 역사 심장되다

바디프랜드와 인연을 맺는 것은 전 실장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신경외과&척추외과 전문의가 몇 년간 수술을 포기한다는 것은 다시 환자를 진료할 때 수술대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전 실장이 바디프랜드의 영입 제안을 받고도 4개월간 고민을 거듭한 이유다.

그는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제안을 받았지만, 결정이 쉽지 않았다. 수술을 다시 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기존에 갖고 있던 신념들을 과감히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진료실 밖에서도 의사로서 제품 생산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여겨 합류를 결정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 바디프랜드 팬텀메디컬. 출처=바디프랜드.

그리고 4년여 뒤, 전 실장은 전 세계 최초 의료기기 ‘펜텀메디컬’을 세상에 내보였다. 메디컬체어 ‘팬텀메디컬’은 전 실장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안마의자로, 바디프랜드 메디컬R&D 투자와 노력의 첫 결실로 꼽힌다. 

목디스크와 퇴행성 협착증 치료, 근육통 완화 조합의료기기로 식약처 인증을 받았다. 병원에서 물리치료와 같은 효능의 의료기기를 집에서 치료·관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팬텀메디컬이 탄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팬텀메디컬 최초 기획은 2016년 말부터 시작됐지만, 여러 샘플을 만들며 수차례 기획 방향이 바뀌는 등 시행착오로 프로젝트가 계속 지연됐다. 경영진 결단으로 메디컬R&D센터가 설립됐으나 공산품을 만들던 회사가 최초의 의료기기 제품 만들려다 보니 과정이 쉽지 않았다.

전 실장은 “기술적 지식이 없던 의사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작업이었고, 여러 실수와 프로젝트 지연도 있었다”며 “없던 개념을 추적하다보니 기획단계부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샘플링 후 시행착오 과정에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전했다.

실제 팬텀메디컬 목베개 부분(헤드레스트)의 에어백(에어셀)은 디자인만 수차례 반복했다. 설문조사와 테스트 등을 통해 제품 하나하나를 설계했고, 기구적 기능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투자됐다. 그는 “회사 내외부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메디컬 R&D 센터가 유지될 수 있을까’ 등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며 “정말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고, 힘든 점도 많았기에 출시할 때 감회가 깊었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된 ‘팬텀 메디컬’은 공개 2주차(6월 25일 공개, 7월 8일 인터뷰)인 벌써부터 시장 반응이 뜨겁다. 500만원대란 고가에도 인기가 고공행진하며 7월 말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당초 목표였던 연내 판매대수 1만 대를 2만 대로 수정했을 정도다.

헬스케어그룹으로의 도약 이끈 전세계 최초 의료기기 ‘펜텀메디컬’

안마의자 1위 기업이 의료기기 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민 팬텀메디컬은 바디프랜드가 헬스케어그룹으로 한걸음 도약의 의미가 있는 제품이란 게 업계 평가다. 향후 안마의자를 헬스케어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바디프랜드 방향성과 전략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전 실장은 “헬스케어플랫폼이란 하드웨어(안마의자)를 기반한 100만 명 고객 데이터로 향후 헬스 콘텐츠, 소프트웨어, 모듈, 서비스 등을 융합해 건강 관리, 예방, 치료가 모두 가능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라며 “바디프랜드 미래 경쟁자는 안마의자 업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국민들이 평소 건강을 쉽게 관리하고 더욱 건강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국에 안마의자, 특히 메디컬 체어를 공급해 무구속, 무자각 상태에서 늘 건강을 체크하고, 건강이 증진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덧붙엿다.

이를 위해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바디프랜드 전 제품기획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메디컬R&D센터내 메디컬 R&D팀을 이끄는 동시에 제품기획을 총괄하면서 전제품에 메디컬 기술이 접목되도록 기획 업무를 주도하는 중이다. 바디프랜드 모든 제품 기획부터 의학적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다. 가을부터 바디프랜드가 출시하는 제품들은 모두 메디컬로 다가갈 것이란 게 전 실장 설명이다.

후속작은 ‘혈압측정’ 안마의자, 메디컬 ‘라클라우드’도 준비 중

때문에 전 실장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일주일에 3~4회 가량은 오전 7~8시부터 시작되는 회의에 참석해 의학과 접목될 제품과 관련한 다양한 아젠다를 논의한다. 전 실장 주관하에 제품회의가 일주일에도 수차례 진행된다. 다양한 신제품 아젠다 관리와 기획, 경영진 보고 등이 모두 전 실장 손을 거친다. 

이미 팬텀메디컬 후속작은 결정됐다. 연말에 등장할 메디컬체어는 혈압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안마의자다. 무구속, 무자각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해 바디프랜드가 지향하는 데이터 측정 방식과 맞닿아 있다. 바디프랜드 메디컬 기능은 라텍스 침대 브랜드 ‘라클라우드’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전 실장은 현재 1년 반내 모션배드 메디컬 디바이스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전 실장은 “리서치를 통해 혈압 측정 후 혈압이 높은 경우 혈압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해 현재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마의자는 혈압 뿐 아니라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며 “안마의자가 생체 데이터 측정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프로필>

한양대학교 의학과 졸업/ 삼성서울병원 인턴 수료/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레지던트 수료/일산21세기병원 진료부장/센텀병원 진료과장/대한신경외과 정회원/대한척추신경외과 정회원/클리블랜드 클리닉 연수/유엔평화유지군 아이티파견단 진료부장/바디프랜드 메디컬 R&D 센터 (2016.5~ )/바디프랜드 제품기획 총괄 (201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