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INSIDE > 전문가 칼럼
[법과 사건] 22번째 부동산대책, 기대보다 우려 앞서는 이유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 발표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0일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안정의 시그널이 보이지 않자 또 다시 칼을 빼든 것이다.

이번 대책에는 사전분양 물량 확대 등의 공급을 늘리는 정책도 포함돼 있지만, 역시나 무게 중심은 종부세 최고세율을 6%대 인상, 2년 미만 단기보유주택의 양도소득세 인상, 임대등록제 단기임대 및 아파트 장기 일반 매입임대 폐지 등 세제를 이용한 규제 쪽에 실려 있다.

종부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전방위 세 부담 증가... '버티기' 들어간 부동산 소유자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종부세의 인상이다. 개인의 경우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 대해 구간별로 현행 0.6%~3.2%인 것을 1.2%~6.0%로 인상한다. 다주택 소유자 입장에서는 종부세와 관련해 2배 정도 늘어난 세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취득세율은 현행 1%~4%인 것을 8%~12%까지 올린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1년 미만은 현행 40%에서 70%, 2년 미만은 현행 기본세율에서 60%로 각 인상하되 내년 6월까지 시행을 유예하여 1년 이내에 부동산을 팔도록 퇴로를 열어 두었다. 한 마디로 정부는 다주택 소유자들에게 “새로운 집을 더 살 생각도 하지 말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집들도 1년 이내에 매각해 똘똘한 한 채만 남기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주택자 소유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정부의 강력 조치가 앞으로도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을 매각하기 어렵다면 가족들에게라도 증여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 다주택을 정리하려해도 시기를 놓치면 증여세보다 많은 양도소득세를 내야하고, 다시 부동산을 취득하려 하면 취득세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것인데 그럴 바에는 세금을 부담하고서라도 부동산을 지키거나 가족들에게 증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이 같은 점에 대해서는 정부 역시 인정하고 증여세 대책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소한 그 이전까지는 부동산 물량이 시장으로 나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7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정책실에서 부동산 대책 관련 당정청 협의 후 의원회관을 나가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잦은 말 바꾸기... 더 이상 정부정책을 믿지 않는 시장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부가 가장 비판 받는 부분은 정책의 일관성 결여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는 점이다. 이번 정책 발표로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된 임대사업자등록 제도도 바로 그러한 사례 중 하나다.

3년 전 국토교통부는 임대사업자등록을 임차인·임대인 모두에게 좋은 제도라 소개하며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종부세 합산 배제 등의 세제 혜택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정책 발표를 통해 ‘4년 단기 임대’와 아파트를 구입한 뒤 8년 간 의무적으로 임대를 해야 하는 ‘아파트 장기임대 매입임대’는 폐지하고,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 다가구 주택에 대한 장기 임대의 경우도 임대 의무기간을 기존 8년에서 10년으로 늘려 임대사업자 제도가 갖는 메리트를 크게 축소했다.

임대사업자가 누리던 각종 혜택을 박탈하는 방법으로 임대사업자가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이 시장 매물로 나오도록 유도한 것이다. 물론 부동산 공급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정부로서는 임대사업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선택한 고육책일 수 있지만, 임대사업자 제도에 대한 입장 변경은 또 다시 시장에 ‘정부 말은 믿으면 안 된다, 정부 정책과 반대로 행동해야 손해 보지 않는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순리에 따른 부동산 정책, 국토 균형발전에 대한 긴 안목 필요

지난 3년 간 20번이 넘는 부동산 정책 발표로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 발표가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한 신규 물량 공급은 제한한 채 오로지 세제 개편을 통한 규제 일변도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의 모든 욕망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 철저히 수요와 공급, 시장원리를 따라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한편으로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 주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문제는 비단 부동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취업, 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데, 최근 코로나 19 및 경제위기로 인한 일자리가 감소하자 ‘그래도 서울에는 일자리가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감이 ‘이촌향도’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이미 20년 이상 문제가 되어 온 것이고 이 때문에 당시 참여정부는 지방분권화 사업의 일환으로 혁신도시 사업을 벌이기도 하였다. 특히 현 정부는 참여정부 정책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국토균형발전을 통한 인구 분산으로 서울·수도권 거주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도 근본적으로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7.11  17:44:22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분양, #서울, #재건축, #재개발, #부동산, #국토교통부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