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기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관광산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정부 지원책을 건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8일 글로벌 관광산업 전략과 방향성을 분석하고 이 분석을 토대로 한 국민 대상 ‘국내관광 바우처 지원’을 건의했다.

▲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입·출국 제한 조치와 관광지 폐쇄, 주요 행사 및 축제 등의 연기로 관광업계는 직접적 타격을 받았다. UNWTO(세계관광기구)는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관광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50년 이래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고 보고했다. 이로 인해 노동집약적인 관광산업의 특성상 1억개 이상의 관광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 예측되고 있다. 또 2020년 글로벌 관광수입은 5700억 달러(약 685조 원)을 하회해 지난해 1조4800억 달러(약 1777조 원) 대비 6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위기에 봉착한 자국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관광업계 유동성 지원, 자국민 여행지원 등으로 내수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해외관광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을 감안해 각 국가의 국내관광이 관광산업의 초기 복구를 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관광국들은 방역과 위생에 대한 철저한 관리·통제를 전제로, 관광지 개방 및 자국민의 관광 수요 촉진 정책을 통해 국내관광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내관광 장려를 위한 ‘Go To’ 캠페인에 1조6794억 엔(약 18조7000억원)을 추경 편성했다. 8월 말부터는 여행(Go to Travel), 외식(Go to Eat), 이벤트(Go to Event), 쇼핑(Go to 商店街) 등 4대 부문의 할인 혜택을 쿠폰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자국민의 국내 숙박에는 1박에 2만엔(약 23만원) 한도로 최대 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탈리아는 연 소득 4만 유로(약 5400만 원) 이하의 가구에 ‘Holiday Bonus’를 지급한다. 올해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탈리아 내 농업관광시설, 야영장, 호텔, 리조트 등에서 사용 가능하며, 1인 가구 150유로(약 20만원), 2인 가구 300유로(약 40만원), 3인 이상 가구는 500유로(약 68만원)를 지원한다. 한편, 자국 내 숙박편의시설 개선을 위한 5천만 유로 규모의 관광펀드(Tourism Fund)를 조성할 계획이다.

일부 국가들은 관광 인프라 이용료에 대한 세금 인하로 내수 진작을 모색한다. 호주는 3월 16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국립공원(부데리, 카카두, 울루루 카타 튜타 등)에 무료입장을 적용하고 있으며, 면제되는 입장료는 총 1,120만 호주달러(약 93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6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항공, 철도, 버스 등 모든 교통수단의 부가가치세율을 24%에서 13%로 내리기로 했다. 노르웨이는 올해 10월 31일까지 관광명소, 여객운송, 숙박시설 등 관광업계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율을 기존 12%에서 8%로 인하한다. 터키와 아이슬란드는 각각 올해 11월, 내년 말까지 호텔 및 관광 시설에 대한 숙박세를 면제한다.

위기상황의 극복을 위한 관광업계 유동성 긴급지원과 근로자 보호의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는 5월 14일에 총 180억 유로(약 24.3조 원) 규모의 관광산업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관광업계 대규모 실업 방지를 위해 6월말 기한으로 예정되어 있던 실업급여 임시지원 프로그램(통상임금 70% 보전)을 9월 말까지 연장 지원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2월부터 6월까지 관광업계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기업별 사회보장세 납입액의 50%를 면제하고, 사전 신청한 중소관광기업 및 자영업자는 6개월간 세금 납부를 연기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우리나라는 7월 1일부터 ‘2020 특별 여행주간’을 운영해 KTX 반값 인하 등 교통할인을 비롯해 숙박·체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경련은 관광산업의 정상화를 위해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내관광 바우처’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관광 바우처는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 여행을 할 때 지원되는 다양한 혜택들을 모은 패키지다.   

▲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단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여행주간을 늘리고,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바우처 확대 지급을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산업 위기를 우리나라 관광자원의 경쟁력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