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지난 6월 이후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올 여름 미국이 전면적 봉쇄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경제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과 봉쇄와 상관없이 경제가 위축되고 지표가 악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각각 집단면역과 전면봉쇄조치라는 상반된 코로나19 대책을 세운 스웨덴과 덴마크 사례를 통해 결과를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미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사상 최고 수준인 5만4271명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4일 미국 플로리다주 신규 확진자는 1만1445명을 기록하며 뉴욕주가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15일(1만1571명)에 근접했다. CNN은 6월 마지막 주에 미국 50개 주(州)에서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가 전주보다 증가한 주(州)는 37개 주이며, 특히 11개 주(州)는 전주와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금융시장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미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조치가 강화될지, 아니면 주별로 제한적인 대응으로 그쳐 5~6월 경제회복 기조가 이어질까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스웨덴과 덴마크는 서로 국경 맞대고 있으면서, 코로나19 확산국면에서 상반된 보건정책을 취했다”라며 “스웨덴은 전 국민 항체 형성을 목표로 경제봉쇄 없이 진단면역을 내세웠고, 덴마크는 유로존에서 가장 먼저 강력한 전면경제봉쇄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현재 양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예상대로이다. 7월 3일 기준 백만명당 스웨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994 명으로 덴마크의 2212명보다 3배 이상이다. 백만명당 누적 사망자수 역시 스웨덴은 536명으로 덴마크의 105명보다 5배 수준이다.

우리가 두 나라 사례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전면적 경제 봉쇄를 하지 않은 스웨덴 경제가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악화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이었던 4월의 경제지표를 코로나19 이전인 1월과 비교한 결과, 소비지신뢰지수에서 덴마크는 16.4p 하락했지만, 스웨덴은 18.2p 하락했고, 실업률 상승폭은 스웨덴이 1.5%P로서 덴마크의 2.3%P보다는 낮지만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웨덴과 덴마크 두 국가 모두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악화됐다.

▲ 전면 경제봉쇄를 하지 않은 스웨덴도 경제적 침체를 겪고있다. 출처=유진투자증권

즉 코로나19는 경제봉쇄 여부가 아닌 코로나19의 확산 그 자체로 경제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사례를 적용할 경우, 미국이 전면적 경제봉쇄를 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경제가 다시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산에 가장 민감한 소기업의 경제활동과 고용시장의 침체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구직플랫폼인 집리크루터에 올라온 구인공고는 5월에는 전월 대비 14% 증가했으나, 6월에는 전월 대비 7% 감소로 하락 반전했다. 소기업 창업과 고용을 보여주는 홈베이스 소기업 활동 역시 5월에 전월과 비교해 60% 급증에서 6월에는 6% 감소를 나타냈다.

최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고용지표 등에 이미 경제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나금융투자 나중혁 연구원은 “실직 사유 중 임시 해고 비중이 크게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일자리 대부분이 임시직 복귀에 의한 것이라는 뜻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영구실직자의 복귀가 임시직 복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어 나중혁 연구원 “6월 3주 차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1929만명)가 전주(1923.1만명)에 비해 5만9000명 증가했다”며 “최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전체 실업자 중 영구실직자의 실업률 기여도는 연초 0.5%포인트에서 6월 1.8%포인트로 꾸준히 증가했다”며 “경기회복이 지연될수록 이 문제가 더욱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5월과 6월의 가파른 경제회복에도 올 여름에 대한 불안을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3월 저점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 6월 중순에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로 회복세가 꺾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가시화 되고 있다 출러=하나금융투자

이상재 연구원은 “5~6월 미국의 고용 회복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각종 경제활동 제한조치가 완화되고 부분적인 경제 재개에 나선 결과이다”라며 “6월 중순 이후 미국 코로나19가 재차 확산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는 7~8월에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자금흐름은 결국 경제에 수렴한다”며 “양자 간의 괴리가 확대될수록 반작용의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고 당부했다.

나중혁 연구원은 “유동성에 기댄 금융시장에서의 경기 낙관론을 다소 경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최근 확대 중인 미국발 불확실성(코로나 2차 대유행과 트럼프 지지율 급락)은 여차하면 각종 경제지표 호조를 빛바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