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은 6일 지속가능성 전략과 5대 핵심 과제를 발표했다. 출처=LG화학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LG화학이 국내 업계 최초로 '탄소중립 성장(CarbonNeutral Growth)'을 선언했다. 환경 오염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재계가 이제는 친환경 전략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으면서, 지속가능경영은 물론 이미지 제고까지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LG화학은 6일 '2050 탄소중립 성장'을 기조로 하는 지속가능성 전략을 발표, ▲기후 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생태계 보호 ▲책임 있는 공급망 개발·관리 등 환경·인권 보호에 역점을 둔 5대 핵심 과제를 선정해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기후 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성장이란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만큼 탄소 감축 활동을 펼쳐 배출 순 증가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LG화학은 오는 2050년 탄소 배출량을 지난해 수준인 1000만톤으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사업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LG화학의 2050년 탄소 배출량은 약 4000만톤 규모로 전망되므로, 3000만톤 이상을 줄여야 한다. 3000만톤은 내연기관 자동차 1250만대의 1년 탄소 배출량으로, 소나무 2억2000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 100% 재생에너지만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전략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적용하기로 했다. RE100으로써 50년 탄소 배출량 전망치의 60% 이상을 감축한다는 계획으로, LG화학은 재생에너지 수급 방식과 국가별 제도를 고려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적극 실행해 나갈 방침이다. 이 외 공정·설비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 포집 저장 활용(CCU) 기술의 개발·도입 등도 탄소 배출량 감축 방법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자원 선순환 활동

LG화학은 생산 제품은 물론 사업장 배출 폐기물까지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환경 보호와 사회·경제 가치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다.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해 친환경 PCR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 추진된다. LG화학은 현재 PCR PC(재활용한 폴리카보네이트) 함량이 60% 이상인 친환경 플라스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에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PCR PC 함량을 최대 85%까지 높이고 제품군도 ABS와 폴리올레핀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해 환경 오염 및 미세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도 앞장선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 PBAT와 옥수수 성분인 PLA를 상업화할 계획이다.

국내 3대 배터리 업체 중 하나인 LG화학은 폐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고객사에 납품했던 배터리를 수거해 잔존 수명을 예측하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에 있으며, 재사용 배터리로 만든 전기 자동차 충전소용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시설도 곧 시범 개소할 예정이다.

폐배터리는 원재료를 다시 확보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 LG화학은 국내외 생산 거점에 리튬·코발트 등 원재료를 추출할 수 있는 자원 선순환 고리를 구축, 이를 통해 원재료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고 노동·환경 등 이슈까지 해결할 생각이다.

생태계 보호와 책임 있는 공급망 개발·관리

LG화학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매립 폐기물을 없애는 방안도 추진, 앞으로 건설될 신규 사업장에 환경 안전 국제 공인 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y) 주관의 '폐기물 매립 제로(LandfillZero)'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한편 LG화학은 지속 가능한 공급체인 확보를 위해 인권 및 환경 면에서 문제가 없는 '클린 메탈 공급망' 구축에도 나선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인권 및 환경 관련해 높은 수준의 공급망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애플은 인권 및 환경 등 면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협력사를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있고,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를 생산·공급 하는 중국 화유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 내 아동 노동 착취 문제가 있는 광산에 거래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과 기술을 보유했더라도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참여 기회조차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LG화학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협력사에도 공급망 실사 의무를 적용했으며, 코발트 외 주요 원재료들까에까지 외부 기관을 통한 공급망 실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국내 배터리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를 위한 글로벌 협의체(RMI)'에 가입했고, 또 포드와 볼보 등 자동차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업체들과 블록체인 기반의 코발트 공급망 추적 시스템을 구축해 공급망의 투명성과 추적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속가능성 전략이 완수될 2050년은 LG화학이 창립 100년을 넘어 다음 세기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면서,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고객은 물론 환경과 사회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에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