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공원의 역할을 모든 심각함이 숨을 쉬는 곳이라고 얘기하는 걸 보며

공원의 역할을 정말 제대로 얘기한 듯합니다.

최근 산도 코로나로 갈 곳을 잃은 나이든 분들은 말할 것도 없이

젊은 친구들도 산을 찾아 많은 위안을 받는다고 하는데,

공원이나 산의 역할이 같은 지점에 있는 걸로 보입니다.

얼마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제대로 나무와 숲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숲에 대해 이제사라도 알아가는 재미도 크지만, 관련 과목들을 강의해주는 분들을

만나는 기쁨이 큽니다. 그분들의 열정이 대단하고, 이력이 존경스럽습니다.

보통 숲과 함께한 세월이 평균 40여년, 많게는 50여년에 이릅니다.

전문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의 숲에 대한 애정이 인상적입니다.

숲길을 걸을 때 편안함을 느끼느냐고 묻습니다.

당신은 산불 난 지역을 조사하러 하루 종일 산을 탔는데, 평소 숲길 걸을 때보다

몇 배는 더 힘들더라는 얘기를 하며 숲길의 고마움과 숲길 걷기의 유익을 전합니다.

또 산에 갈 때 꼭 정상을 정복하는 관행을 이제쯤 바꾸어보라고도 권유합니다.

정상 부근은 아무래도 복원이 어려우니 산을 그만 아프게 하고,

이제 주변 둘레길 걷는 일에 매력을 느껴보라며

자신은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를 빼고는 둘레길 만을 걷는다는 분도 있습니다.

산에서 다섯 명만 가면 만들어 지는 게 샛길이라네요.

그런데 그 샛길이 산사태의 주범이라며, 정해진 길로의 산행을 권하기도 합니다.

이시형 박사는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숲속을 ‘천옥(天獄)’, 이름 하여 하늘감옥이라하죠.

자기 내면을 기꺼이 만나러 숲으로 오라는 권유겠지요.

강사마다 전문분야가 달랐고, 각자 중요시하는 관점은 다 달라도

산과 숲에 대한 애정은 한결 같았습니다.

여름 산행이 약간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산림 치유의 일부 관점에서 보면 7월의 숲속, 여름의 산이 가장 좋다고도 합니다.

그것도 여름의 아침 시간이나 한낮 시간,

또 활엽수 숲속보다는 소나무나 잣나무 같은 침엽수림 지대가 더 좋다고도 하지요.

그 시간 나무들이 자기를 보호하기위해 내는 피톤치드라는 향기를

왕성하게 내놓는데, 그게 우리한테 좋다는 측면에서 말이죠. 그러나 산림 치유는 향기 외에도 굽이 굽이 보이는 산 능선의 모습이며, 숲속에 펼쳐지는 온갖 모습들도 위안을 줍니다.

또 새소리나 솔 나무를 스치는 자연의 소리, 아님 절대 적막 같은 순간도 감동입니다.

계곡에서 느껴지는 시원함, 그건 건강한 음이온이겠지요.

나무사이로 비치는 햇빛이나 나무숲을 통과해온 바람은 또 어떻고요.

산 가까이만 가도 서늘해지는 온도나 산에서 코가 뻥 뚫리는 느낌도 좋지요.

앞으로 산림 치유 관련해서 더 공부를 하면서 기회가 되면 가끔씩 나무나 숲에 대한

폭넓은 얘기도 하겠지만, 가급적 사람과 관련해서 나무와 숲의 한 주제를 깊게 나누어보며

숲을, 사람을 같이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