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정부가 6.17 대책 발표 이후 2주가 갓 지난 시점에서 새로운 부동산 대책 발표를 시사했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미 장관의 긴급보고를 받고 “상당한 물량 공급에도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으니 발굴을 해서라도 추가로 공급물량을 늘리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22번째 대책이라고 볼 수 있는 해당 대책의 골자는 생애최초 구입 등 실수요자에 대한 부담완화, 공급 물량 확대와 청약시 특별공급 확충,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세부담 완화와 함께 특별공급 물량을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주택공급규칙 등에 따르면 특별공급 등을 늘리지 않고서는 현재 30대 등이 청약을 통해 주택을 마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6.17 등 규제 지역 확대로 추첨제 등이 줄어들면서 청약에서 더욱 불리해진 젊은 세대들을 의식한 방안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별공급 외에도 30대 등이 주축인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들에 대한 세금 완화 등으로 규제 부담도 한결 덜게 된다.

문제는 기존 청약 물량에서 특별공급 비중이 늘어나면 일반 공급 청약 물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청약 수요는 계속해서 꾸준히 증가하면서 ‘과열’에 가까운 양상을 연출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약신청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늘어난 160만9185건을 기록했다.

▲ 출처=한국감정원 청약홈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까지의 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리얼하우스 등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 상반기(1월~5월)까지의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13.3대 1을 기록한데 반해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약 경쟁률은 23대 1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 1순위 청약자 수만 71만7879명으로 늘었다. 공급 물량은 축소된 데 반해 청약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분양관계자들은 이런 청약 수요가 하반기에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분앙업계 관계자는 “8월 이후 분양가는 낮아지지만 필요 가점과 전매제한, 의무 거주기간 등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이를 피하기 위한 청약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결국 무주택자들 실수요자들 중심의 주택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생애최초 주택자나 특별공급 등 규제 완화시 기존 무주택자들의 청약 형평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교수는 “주택이 없는 무주택 기간에 따라 공급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 무주택 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무주택자에 공급하는 방안은 자칫 긴 무주택 기간을 거쳐온 사람들에 대한 형평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현재 청약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면 젊은 세대가 상당히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따라서 무주택 기간도 안배하되 현재 도입된 청년 우선 분양제나 지역 우선 분양 등을 더욱 보강하고 세대별로 주택 공급 비중을 배분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약 과열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으로 공급 물량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 역시 2일 대통령 특별 지시에 대해 현재 국토교통부 등이 공급 확대에 대한 추가 방안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3기 신도시 추가 공급 확대, 서울 추가 택지 확보 등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의 공급 확대가 이뤄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권 교수는 “임대주택도 현재 임시거처에 가깝게 기능하는 면이 크다. 그런 거주형태보다 실제 주택을 공급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약과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도심지 등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 도심지의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을 늘리고 신도시 등에도 혜택을 주는 방법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