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소비자에게 상반된 반응을 얻고 있다. 신메뉴를 선보이거나 기존 브랜드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환호를 받는 반면, 정확한 소비자 니즈 파악 없이 무조건 가격을 인상하면서 미운털이 박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로 햄버거 시장의 판도가 바뀌면서 시장이 새롭게 개편될지 주목하고 있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 3월 맛과 품질을 높인 ‘베스트 버거’를 도입한 후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자, 롯데리아도 ‘접는 버거’를 출시하면서 차별화에 나섰다.

맥도날드는 버거의 전체적인 맛 개선을 위해 빵(번)은 더 쫄깃하고 촉촉하게 바꾸고 패티와 치즈 등도 개선했다. 패티의 경우 육즙을 가두기 위해 그릴 위아래 사이 공간을 9.4% 더 넓혔다. 이와 함께 꾸준히 ‘트리플 치즈버거’등 신제품과 ‘쿼터파운더 치즈 디럭스’ 등 한정판 버거를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 롯데리아가 새롭게 출시한 접어먹는 햄버거 '폴더버거'. 출처=롯데GRS

롯데리아는 지난 6월 ‘롯데리아 버거 접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영상을 선공개하며 신메뉴 출시를 예고했다. 롯데리아가 버거를 접는다는 선언에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폭발시키면서 최근 ‘폴더버거’를 선보였다.

폴더버거는 두 장의 빵 사이에 내용물을 끼운 형태의 기존 버거와는 달리 타코와 같이 한 장의 빵을 접은 모양이다. 빵을 접어서 깔끔하게 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폴더버거’란 이름을 붙였고, ‘비프’와 ‘핫치킨’ 등 두 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소비자들의 성원에 가맹사업에 본격 발을 들인 기업도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가 출범 10개월 만에 매장 수 30개를 돌파한 데 이어 가맹사업으로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는 최근 가맹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출처=신세계푸드

로열티(상표사용권) 방식으로 시작한 가맹사업은 일반 프랜차이즈 가맹사업과 달리 매출액의 일정 수익을 받는 로열티 방식을 적용했다. 노브랜드 버거의 로열티는 매출액의 8%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침체에도 노브랜드 버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저렴한 가격으로 꼽는다”면서 “브랜드버거는 식품유통 및 제조사업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햄버거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1세대 가성비 버거 시대를 연 맘스터치는 가격인상과 리뉴얼 후 메뉴에 혼선을 빗는 등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말 정현식 회장이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한 이후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세트류와 일부 버거 단품을 100원~400원 인상하고 일부 제품 가격은 200원 인하했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는 기존 가격 대비 400원 비싸졌고, 이 과정에서 ‘할라피뇨 통살·통가슴살버거’, ‘마살라 버거’, ‘핫후라이드치킨’ 등 9개 메뉴는 판매가 중단됐다.

▲ 맘스터치 할라피뇨 통살버거. 출처=해마로푸드서비스

메뉴가 개편되자 소비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인기 메뉴 가격은 올리고, 판매가 저조한 제품 가격은 내리고 퇴출하는 모습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맘스터치가 소비자 의견을 뒤늦게 수렴하고 메뉴를 급하게 부활시켰지만 그 혼란은 가맹점에게 돌아갔다.

노사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 부담감이 더욱 가중된 것이다. 현재 사측도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이번 노사갈등이 사업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결국 소비자들은 맛있으면 베달로도 시켜먹기 마련이다”면서 “맘스터치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있긴 했지만, 다른 프랜차이즈들이 일제히 신제품 마케팅과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장은 현재 어느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