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미국 민간 고용정보업체인 ADP(Automatic Data Processing)의 발표에 이어 미국 노동부의 발표까지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시장은 고용시장 회복을 반기는 한편, 코로나19 재확산을 경계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6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지난 5월과 비교해 480만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실업률은 4월 14.7%에서 5월 13.3%, 6월 11.1%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두 지표 모두 블룸버그 예상치(300만명 증가, 12.5%)를 웃돌았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월보다 0.7%P 상승한 61.5%, 고용률은 전월보다 1.8%P 상승한 54.6%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실업자 중 임시해고 비중은 6월 60%로 하락해 지난 4월 78%보다 하락했다. 임시해고 복귀자가 늘어났지만 영구 실업자 또한 증가했다. 영구 실업자는 5월 230만명에서 6월 288만명으로 증가해 실업자의 16%를 차지했다.

업종별로 보면 저임금 서비스업 고용이 전체 고용 호조를 견인했다. 레저·숙박업과 소매업의 신규 고용은 각각 208만8000명, 74만명씩 증가해 전체 신규 고용의 44%, 15%를 차지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29.37달러로 전월 대비 1.18% 감소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저임금 업종의 고용 증가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기대보다 양적 고용이 빠르게 회복 중이라고 평가했다. 5~6월의 고용 증가로 3~4월 고용 감소분의 33%가 회복된 상황이며, 실업률도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 중이다. 최근 고용 서프라이즈는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의 영향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7월 초 미국 상·하원은 해당 정책의 5주 연장안을 가결해 대통령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프로그램은 8월 8일까지 연장된다. 이 경우 7월 고용 지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6월 초~중순이었던 이번 고용지표 조사 기간을 고려하면, 6월 중후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활동 재개 차질 등이 결과에 미반영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실제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6월 21~27일)는 전주대비 5만5000명 감소한 142만7000명을 기록해 전망치였던 135만명보다 많았다”며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추이를 고려하면, 7월에는 고용 호조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6월 고용지표에 대해 자화자찬과 이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이번 발표는 역사적인 수치이다. 이는 우리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며 “(경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더 크고, 더 나아지고 있다"다고 말했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대통령이 이 나라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직시할 때까지 경제는 위험에 처해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깊고 깊은 일자리 구멍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증시는 양호한 고용지표 발표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고용불안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 상승분을 반납하는 경향을 보였다.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일 연속 5만명대를 기록했다고 2일 보도했다. 특히 플로리다주에서는 하루 1만명 넘는 환자가 발생했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2차 확산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17개 주(州) 정부가 애초 계획했던 경제 재개 활동 방침을 취소하거나 변경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양호한 고용지표는 주가 추가 상승요인이지만,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과도한 확신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미 증시는 이미 6월 고용지표를 선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6월 고용지표 컨센서스와 마찬가지로 앞서 나온 2분기 실적 추정치도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 있다”며 “다만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나온다면 이는 지수와는 별개로 개별주식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서상영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경기가 부담되는 상황에도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은 대형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며 “대표적으로 알파벳은 구글 광고 플랫폼이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 보이콧의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자 전장대비 1.94% 상승했다. 특히 유튜브의 매출 증가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소식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베이 또한 매각 입찰 진행과 온라인 판매 주문 급증 소식으로 2.64% 강세를 보였고,  테슬라는 생산 중단 이슈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전기차 위주로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7.95% 급증했다.

반면 실적 약화가 나타난 기업들은 하락세를 보였다. 페이스북은 증가하는 광고 보이콧 기업들의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11월 선거 전까지 이러한 경향이 확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면서 1.74%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주자인 모더나도 3차 임상 연기가 공식화되자 4.9% 급락했다.

3일 현재 한국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미국 고용지표 발표 영향으로 상승 출발했으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60명대로 늘어난 것이 발표되자 상승 폭을 줄였다. 이후 다시 상승해 2145P대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미국의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금융시장의 단기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라면서도 “코로나19 2차 확산이 가시화된다면 경기부양책이 큰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권고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