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에서 찍은 아파트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현 정부 들어 서울에서 분양 받기가 더욱 어려워 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규제와 신규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청약시장의 과열만 불러와 애꿎은 서민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 실제로 서울 아파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박근혜 정부시절보다 두 배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3일 아파트 분양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가 2014년 이후 6년 동안 서울 아파트 청약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23.0대 1로 나타났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서울 청약 경쟁률 13.3대 1 보다 약 2배가량 높은 수치다.

공급물량 줄었는데, 청약수요 증가

서울의 분양시장이 이처럼 과열된 이유는 아파트 공급 물량이 기존보다 줄어든 반면 청약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수립 이후 2019년 연말까지 3만1170가구 공급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1순위 청약자 수는 71만7879명에 달했다. 공급물량은 박근혜 정부시절(3만9,544가구)보다 약 8400여 가구 줄어든 반면, 1순위 청약자수는 같은 기간 약 19만2,000여명 늘어난 71만7879가구에 이르렀다.

강력한 부동산 규제탓에 신규 분양시장에 몰려

리얼하우스는 서울에서 공급이 줄어든 주된 이유를 기존보다 훨씬 강력해진 부동산규제 탓으로 분석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서울의 신규 주택공급 발목을 잡았고, 강남 재건축사업은 큰 위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2018년 서울 전역이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양시장에 쏠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서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함에 따라 주택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분양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들어 분양가 상승폭도 커졌지만 서울 집값 상승률에 못 미친 점도 서울 분양시장의 흥행요인이다. 이전 정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평균 2,185만원 선이었으나, 문 정부 들어 2,703만원으로 26.9% 상승했다.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분양가를 훨씬 웃돌았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017년 6월 서울의 평균 아파트가격이 3.3㎡당 1967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까지 무려 44.6%나 올라 3.3㎡당 2845만원 선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기입주 아파트와 새 아파트의 가격차이가 거의 사리지면서 분양시장에 청약통장이 대거 몰렸던 것으로 판단된다.

청약 경쟁률 갈수록 높아져, 서울서 내집마련 더 어려워

서울의 청약경쟁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서울에서 분양시장을 통한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문 정부 초기 청약경쟁률은 한자리수(2017년 10월 ~ 2018년 2월)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8년 3월 이후에는 매달 수십 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리얼하우스 김병기 팀장은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고 동시에 무주택자에게 우선 청약기회를 줌으로써 개발 이익을 집 없는 수요자에게 우선 분배 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단기간에 효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규주택공급 감소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