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460억원~633억원 전망

엑스코프리, 블록버스터 의약품 도약 주목

연평균 40~80%대 성장해 2024년 매출 극대화 예상

▲ SK바이오팜이 바이오주에 강풍을 불어넣고 있다.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이 엑스코프리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친 SK바이오팜(326030)이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SK바이오팜과 증권사, 투자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서로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의 목표주가를 10만~11만원으로 잡은 반면, 실제 상장 당일인 지난 2일 SK바이오팜 주가는 상한가인 12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SK바이오팜의 주가는 IPO 수요 예측부터 흥행을 이어온 결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은 약효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신약 개발에 성공해 중추신경계(CNS) 부문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는 SK바이오팜에 대한 시장의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합리적인 투자를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통 물량 논란에도 흥행 성공…2129만주 매수 대기

SK바이오팜은 지난 2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주가는 공모가인 4만9000원 대비 약 160% 상승한 12만7000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 유통 주식 물량에 대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상장 첫날 SK바이오팜의 주가는 상한가를 나타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앞서 SK바이오팜의 상장 당일 유통 주식 수가 전체 주식의 5%인 391만5662주 밖에 안 된다는 소식이 있었다. 유통 물량이 적어 주가가 충분히 높아지기 전까지 매수가 어려울 정도라는 소식에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실제로 상장 첫날 유통 물량은 기관 배정 물량 중 의무보유미확약 주식과 임직원이 사지 않은 우리사주조합 미배정 물량 등을 포함해 1022만주 규모였다.

이날 SK바이오팜은 주식 거래량이 63만8125주다. 반면 상한가 매수 대기 잔량은 2129만3518주다. 여전히 SK바이오팜의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SK바이오팜의 주가 향방은 해외 기관과 코스피200 조기 편입 등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관 중에서 의무보유확약기간을 설정한 곳은 없다. 외국 기관을 포함한 외국인은 이날 38만635주, 약 481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유진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코스피200 지수에 조기 편입 되기 위한 시가 총액의 마지노선은 약 4조2000억원으로 주당 가격 기준은 5만4067원이다. 삼성증권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상장 후 9월 11일 코스피200 조기 편임 등이 예상됨에 따라 패시브 자금 유입도 있을 예정”이라면서 “예상되는 유통주식비율 20%로 유통 물량이 적은 점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서 목표주가 10만원~11만원 제시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SK바이오팜의 목표주가를 10만원, 11만원으로 제시했다. SK바이오팜의 올해 매출액 전망으로는 각각 633억원, 460억원을 내보였다. SK바이오팜의 올해 영업손실으로는 삼성증권 2070억원, 유진투자증권 1972억원을 제시했다. 주력 의약품의 판매가 시작된 시기라는 점과 연구개발(R&D) 비용, 인건비 등 주요 비용이 2000억원 이상 지출할 것으로 전망돼 2023년이 돼야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는 SK바이오팜이 2024년까지 연평균 40%~80%의 고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마케팅 효과가 의미 있게 나타나는 시점은 2024년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의 2024년 예상 매출액은 7784억원으로 전망됐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매출액은 올해 460억원에서 2024년 6294억원, 2030년 1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 매출 추정(왼쪽)과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매출 추정. 출처=삼성증권

SK바이오팜은 주력 의약품인 수노시를 유럽에 판매 개시하면서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엑스코프리는 미국에서 코로나19에 따라 마케팅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초기 마케팅 효과로 인한 매출 성장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공모가(밸류에이션) 산정 방식을 ‘시장가치 대비 파이프라인(EV/Pipeline)’으로 설정하면서 업계에 논란을 일으켰었다. SK바이오팜 측은 “증권신고서 제출일 현재 SK바이오팜은 본격적인 이익을 창출하기 이전 단계이므로, 적자시현 상태의 재무구조를 바탕으로한 비교기업과의 가치 비교 대비 현재 시점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 시장가치 비교를 활용한 상대가치 평가를 수행하는 것이 기업가치 산출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팜 가치 평가 시 기존 바이오업체들처럼 파이프라인 가치를 평가하게 되면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어렵다”면서 “주요 약물들의 매출액 피크타임이 출시 후 약 8~10년 정도 걸리는 CNS 약물 계열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약효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엑스코프리의 선전이 SK바이오팜의 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팜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엑스코프리의 고성장만이 SK바이오팜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향후 뇌전증 시장에서의 엑스코프리 시장 점유율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 “SK바이오팜에 대한 기대감 너무 높다”

제약바이오 업계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매출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약바이오업계 전문가는 “SK바이오팜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뇌전증이라는 굉장히 좁은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게다가 아주 오래된 저가 약이 많고,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다른 기업의 신약들도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라면서 “실질적으로 큰 수익을 내기 힘들고 후속 파이프라인 역시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 sk바이오팜 파이프라인. 출처=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대한 의문을 빨리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관심을 보이는 대부분은 수급에 따른 급등 가능성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합리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출시한 SK바이오팜 신약 엑스코프리의 성과에 달려있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앞서 “엑스코프리는 2a상에서 발작 완전 소실 비율이 21%를 나타냈다”면서 “위약군은 1%, 기존 출시된 약은 3~4%로만 보고돼 있다”면서 “완전 소실 비율을 마케팅에 활용한 기업은 이전까지 없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