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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대기업 ‘성장엔진’ 꺼져간다

[이코노믹리뷰=전지현 유통중기부장] 지난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절반 이상 의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 탄생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정부의 ‘기업 옥죄기’에 탄력이 붙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진보 색채가 짙은 집권여당의 압승은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정부가 앞으로 단독으로 경제 정책까지 좌지우지할 힘을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21대 국회가 공식 회기를 시작한지 한 달. 새 국회는 정쟁으로 ‘식물국회’란 오명을 얻은 지난 국회를 반면교사 삼겠다며 ‘협치’를 약속했지만, 한 달 내내 개원식도 원구성도 하지 못한 답답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리스크는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법무부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운 상법 개정 의지를 밝혔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을 재추진키로 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더불어민주당은 18개 상임위 위원장을 배출하며 사실상 모든 상임위를 독식하는 초유의 상황을 연출했다.

이제 거대 여당은 단독으로 원하는 정책을 얼마든지 입법할 수 있다. 문제는 현정부 기조가 초기부터 대기업 규제를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재벌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더불어민주당이 거대여당으로 출범하면서 ‘기업 옥죄기’는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유통업만 놓고 보면, 대표 규제안은 상생협력법, 협력이익공유제, 복합쇼핑몰 영업규제 등이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선거 때부터 복합쇼핑몰에 대한 입지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 의무 휴무일 지정 등의 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20대 국회에선 계류된 법안이었지만, 거대 여당이 등장하면서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이 뻔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현재 유통업계의 현실은 어떤가.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온 국민이 아는 사실이다.

승승장구하던 ‘유통업계 황금기’는 빛바랜지 오래다. 점포 폐점을 넘어 내부적인 구조조정이란 고육지책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도 나섰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례없는 경제위기에 직면하면서 생존을 위한 새전략을 짜야하는 처지다.

그럼에도 정부의 낡은 규제의 칼날은 여전히 대기업들을 향하고 있다. 정부가 소비 붐 조성으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마련한 동행세일만 놓고 봐도 대형마트들은 행사가 시작되는 첫 주말인 지난달 28일 대부분 문을 닫아야 했다.

‘대기업=악(惡)’이란 프레임으로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 발전법’ 때문이었다. 고객 방문이 가장 많은 주말의 첫 동행세일 기간에 중소기업과 국내 농수산 제품들이 판매되는데도 효과도 없는 의무휴업을 내세워 문조차 열지 못하게 했다.

대기업과 중소 유통기업이 뭉친 대규모 할인행사에 세일 분위기를 조성해도 모자랄 마당에 대형마트 상당수는 의무휴업으로 인해 행사 막바지에도 한 번 더 문을 닫아야 한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실효성도 미미한 낡은 법은 현재 8년간 지속되고 있다. 재래시장을 살리겠단 취지로 만든 법안이 실제 재래시장으로 소비자 발길이 넘어가지 않았고, 그 사이 이커머스가 시장을 잠식하는 등 세상이 변했지만 개정안은 진화했고, 규제는 더 강력해지고 있다. 이에 더해 거대 여당은 복합쇼핑몰과 백화점에도 낡은 법을 적용할 태세다.

현재 한국은 코로나19로 소비절벽에 마주하고 있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이란 명목으로 국가 재정을 온 국민에 푼 것도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작 그 돈을 써야 할 곳은 문조차 열지 못하는 모순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한국경제의 한 축이다. 가계는 소비를 더욱 늘리고, 기업은 고용을 더욱 늘리는 방향으로 기업들이 한국 경제 성장과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정책의 흐름을 이끌어야 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여전히 대기업 집단에 대한 반감이 팽배한 낡은 사고에 묶여 있다.

현재 한국은 강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 최근 한 외신이 ‘한국이 홍콩을 떠나려는 회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유인 정책을 내놨지만, 불투명한 규제가 걸림돌’이라고 분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 해외 기업들에도 매력 없는 나라인 셈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전시 경제’ 상황이다. 기업 활동을 옥죄는 ‘반(反) 기업법’ 밀어붙이기는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낡은 사고를 버리고 경제 주체인 대기업들이 신바람 나는 경영을 하도록 이끌어야 할 때다. 당장 다른 규제안은 차치하더라도 동행세일 막바지에라도 대형마트들이 문을 열 수 있게 해야 한다.

전지현 기자  |  gee7871@econovill.com  |  승인 2020.07.06  15: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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