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배달업체들의 합병이 계속 거론되는 이유는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들이 돈을 내는 사람들에게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몸집을 키우고 동시에 경쟁사의 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출처= Consumer Repor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대기업들이 하는 모든 일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우리를 힘들게 한다.

승차공유회사 우버는 지난 달 음식배달회사 그럽허브(Grubhub)의 인수가 무산되자 곧바로 또 다른 음식배달 회사 포스트메이트(Postmates) 인수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버는 포스트메이트에 26억 달러(3조 1200억원)라는 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메이트는 지난해부터 IPO를 준비해 왔고 올해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IPO 계획서를 내며 상장을 시도했다가, 슬랙, 펠레톤 등 이른바 몇몇 기존 유니콘들이 상장한 후 주가가 하락·실적 부진 등에 빠지면서 IPO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왜 스스로도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포스트메이트를 사려고 애쓰는 걸까? 유럽의 대형 음식배달회사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Just Eat Takeaway)는 왜 우버가 인수하려던 그럽허브와 시므리스(Seamless)를 낚아챘을까?

그 이유는 이렇다. 미국에서 식당 음식을 배달하는 회사의 경제성은 이미 악취를 풍기고 있어서 해당 회사들이 그 악취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비록 소파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이 고장난 시스템의 뿌리는 우리 모두로 하여금 우리의 디지털 습관 중 많은 것들이 지속 불가능한 신기루라는 사실을 걱정하게 만든다.

배달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음식 배달은 편리한 것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구명 밧줄 같이 반가운 것일 수 있다. 그리고 특정 도시나 특정 식당에는 돈 벌이가 되는 유망한 활동이 될 수도 있다. 일상을 재미있게 해주는 활력이 될 수도 있고, 로봇이 저녁 식사를 배달해 주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2020년 현실 세계에서 음식 배달은 식당, 배달원, 그리고 배달 앱 회사 등 모든 관련자들 사이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들 모두 이익이 안된다고 주장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중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포장 및 배달 주문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음식 배달회사들에게 있어, 이 고장난 시스템을 바로잡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의미한 데 돈을 쓰는 것을 멈추고, 당신과 나 같은 고객들, 식당, 배달원 그리고 이 사업의 사슬에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로부터 더 많은 돈을 짜내는 것이다.

배달 회사들이 악취를 줄이는 방법은,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회사를 더 크게 만들되 그 숫자는 줄이는 것이다.

▲ 2020년 5월 기준 음식배달업체 시장 점유율.     출처= Secone Measure

음식 배달회사들이 서로 합쳐서 몸집을 키우면서 그들은 감사하게도, 그것이 맛을 추구하는 우리의 삶을 더 영광스럽게 만들고, 식당의 영업을 도와주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그런 고상한 야망에는 물론 한 조각의 진실이 들어 있을 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하는 진짜 목표는 돈을 내는 사람들에게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할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한 것이다.

적자생존이라는 다윈의 사상을 거스르는 모든 활동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버, 넷플릭스, 위워크, 그리고 현관까지 음식을 배달해주는 회사들, 그러니까 단지 엄청난 행운으로 엄청난 자금을 모은 덕에 현재의 위치까지 올 수 있게 된 회사들로부터 우리는 유혹당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인건비를 억지로 낮춰가며 지금의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했거나.

그래서 음식배달 회사들이 더 덩치를 키우고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새로운 종류의 습관 때문에 경제가 쪼그라든 것을 이해한다면, 이 모든 것이 어디서 끝날 것인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