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1인 가구 직장인 김휴가(43세·여)씨는 올해 여름 휴가를 위해 200만원의 예산을 마련했지만, 아직 어떻게 보낼지 결정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올여름 계획했던 해외여행을 포기하고 나니 대체지를 두고 고민만 커지고 있다.

국내 여행을 선택해야 하는 건 알지만, 소요되는 비용이 얼마나 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안전을 고려한다면 캠핑, 특급호텔 및 독채 펜션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과연 얼마의 예산이 필요한 걸까.

 

캠핑 초보자인 김씨가 올 여름 휴가방식으로 캠핑을 선택하려면, 용품부터 구입해야 한다. 오픈마켓 11번가의 표준 제품(최고가~최저가 중간대 제품)을 대입해 최소한의 기본 캠핑용품을 구매할 경우 총비용은 약 35만원이 소요됐다.

백패킹 및 미니멀 캠핑족을 위한 2인 기준 텐트 가격이 5~6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었고, 캠핑 시 필요한 테이블과 의자 구입에는 8만원 가량이 필요했다. 여기에 조명과 침낭, 에어메트 등을 포함하면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캠핑 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먹거리. 식사를 위한 기본 장비인 아이스박스, 그릴, 코펠 등에는 14만원 정도가 소요됐고, 숙박 방식에 따라 11번가 여행상품 기준 카라반(이동식 주택) 대여를 선택할 경우 1박 대여비는 11~25만원, 글램핑은 5만원대에서 18만원대까지 추가됐다. (호텔식 제외). 즉, 이동수단과 음식구매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구매비용와 장소 대여 등 비용을 환산하면 최소 50만원이 필요했다.

 

특급호텔은 어떨까. 여름휴가 성수기인 8월 1일 체크인 기준 네이버 여행 상품을 분석한 결과 제주 지역 숙박비가 단연 높았다. 이 기간 제주 특급호텔은 1박 기준 59~80만원이 필요했던 반면 서울에 위치한 호텔은 최고 76만원대를 보였다.

도심보단 해변가에서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은 김씨. 같은 기간 제주지역 내 독채펜션은 최대 42만원, 독채 풀빌라는 60만원이 필요했다. 

물론 세금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김씨는 문득 이커머스에서 판매하는 동남아 지역 패키지 여행상품 1인 평균 가격이 48만원에서 미주지역 100만원대, 유럽지역이 150만원대였던 것을 떠올렸다.

캠핑에 필요한 장비를 찾아 구입하고, 여행상품과 숙박할 곳을 찾는 것이 모두 귀찮아진 김씨.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명품 가방이나 하나 장만해볼까. 김씨는 최근 면세점 재고 물량이 시중에 풀리면서 가격이 시중가 대비 최대 70%까지 할인한다는 소식을 기억하고 롯데면세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롯데ON’에 접속했다. 그리고 끌로에 미니백을 구입했다. 가격은 119만9000원.

그리고 남은 80만원의 여행예산으로는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 급격히 늘어난 주름과 처진 얼굴을 잡아주기 위해 필러를 받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평소 다니던 서울 신촌 A 성형외과 여름 특별 필러 패키지 가격이 81만원. 김씨의 올 여름 휴가 선택은 결국 ‘휴가 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