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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극단적 통화완화 후폭풍은2차 대전 후 ‘금융 억압’ 재현 우려, 좀비 기업 연명·인플레이션 과열 가능성도
▲ 초저금리의 장기 지속과 코로나 경기 부양책으로 풀린 엄청난 유동성은 민간부채의 증가와 인플레이션 과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 출처= Bank Info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파애낸셜타임스(FT)가 최근 연준의 개입이 금융위기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크며 이러한 과도한 통화완화 정책이 초래할 부작용에 대해 경고했다.

코로나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2분기 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의 비상한 회복세에 대한 한 가지 순진한 변명은 투자자들이 최악의 대유행은 끝났고 회복이 가까이 왔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덜 순진하지만 그래도 그럴듯한 또 다른 변명은 투자자들이 중앙은행들이 조만간 기업자산 가격(주가)을 완전히 통제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책 입안자들이 무엇이든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지상 명령’으로 드러난 만큼, 주가는 실물 경제의 부실과 상관없이 ‘보장’된다는 교훈을 투자자들이 체득했다는 것이다.

파애낸셜타임스(FT)가 최근 연준의 개입이 금융위기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크며 이러한 과도한 통화완화 정책이 초래할 부작용에 대해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제 수익률곡선 관리 정책을 취할지도 모른다는 시장의 확신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런 견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는 일본 중앙은행처럼, 장기금리 목표를 세우고 채권을 무제한 매입해 수익률이 그 수준을 넘어서는 것을 막음으로써 차입비용의 상한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연준이 취했던 일종의 금융 억압(financial repression)에 해당하는 것으로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의 정부 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정책이다. 명목 이자율을 지속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명목 성장률 이하로 유지시킴으로써 시간이 지나면서 GDP 대비 부채비율을 낮추는 일종의 눈속임 같은 것인데, 문제는 이런 방식이 오늘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러한 정책은 정부의 과다 지출을 부채질하고, 이로 인한 정부 부채의 급증은 시장에 엄청난 인내심을 갖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시장의 인내심이 바닥났을 때 정부가 으레 꺼내는 수단이 바로 국가가 충분히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본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준비 통화국인 미국의 경우에, 이것은 어쩌면 극복할 수 없는, 엄청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1970년대 시장을 교란시켰던 투자자들의 채권 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

또한 인위적으로 차입비용을 낮게 유지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 바 좀비 기업들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코로나가 경제를 강타하면서 많은 좀비 기업들이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지원 덕분에 살아남았다. 결과적으로 자본의 잘못된 배분은 생산성과 경제 성장을 손상시킨다.

초저금리의 장기 지속이 가져오는 또 다른 비도덕적 결과는, 공공부문의 레버리지 비율(부채 비율)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투자자들이 현재의 적정 주가를 계산하기 위해 이러한 인위적인 낮은 이자율을 적용해 미래의 기업 수익을 낮게 예상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경제 관리에 대한 이러한 접근방식은,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시스템 리스크를 과소 평가하게 될 것이다. 중앙은행들이 많은 채권을 사들이면서 지난 20년 동안 자본시장의 특징으로 여겨졌던 자산의 과대 평가는, 위험을 무시하고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처럼 더 극단적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복잡한 문제는 초저금리가 은행 수익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다. 물론 미국 은핸들은 유럽이나 일본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 수익률을 가지고 있어, 아직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가장 큰 도전은 그들에 대한 믿음이 잠재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가 발표한 논문에서도 중앙은행이 정해진 기간 동안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수익률곡선 관리가 소비와 투자를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을 과열시킬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과열이 일어난다면 중앙은행,은 저금리 유지 약속을 저버리거나 그동안 주장해 왔던 인플레이션 목표를 파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국민과의 신뢰도 측면에서는 둘 다 나쁜 선택이 될 것이다. 목표를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해서도 다시 긴축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중앙은행 독립성은 정치인들을 달콤하게 하기 위한 무화과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과열 가능성은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그것이 국가들의 과도한 부채 부담에 대한 해결책의 일부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정부 적자를 치솟게 할 것이 뻔한 직접적인 통화금융에 더 의존할수록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노동계가 더 강력한 힘을 갖고 협상력을 강화하면서 정부가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 압력을 받게 되면 인플레이션은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다.

과거의 금융 위기와 이번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면서 정치인과 중앙은행들은 재정 확대와 금융 억압 이외의 대안은 달리 없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더 과감해질수록, 저금리 때문에 계속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믿음은 결국 독약으로 판명될 것이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20.07.01  15: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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