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1층에는 피자 위주의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햄버거 등을 파는 아메리칸 레스토랑이 있다.

막 문을 열었던 아메리칸 레스토랑과 제법 동네에서 인기를 얻었던 이탈리아 레스토랑 모두 올해 3월부터 들이닥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문을 닫아야했다.

포장주문이나 배달은 가능했지만 가족단위 손님을 대상으로 실내 공간을 크게 만들었던터라 텅텅 빈 실내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주인의 모습은 볼때마다 안타까웠다.

3개월여간의 식당 폐쇄가 끝나고 지난 6월초 야외공간에서의 식사가 허용되면서 부분적이나마 이들 레스토랑은 문을 열었다.

식당 주인들과 종업원들에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밤마다 식당 야외공간에 몰려든 사람들과 이들이 틀어대는 음악과 떠드는 소리는 고사하고 마스크 하나 안쓰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들로 인해 걱정만 더 커졌다.

처음에는 성인남성 키정도인 6피트(1.8m) 간격으로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놓았는데 공간이 없자 서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곧 식당들은 테이블을 더 끌어내서 다닥다닥 붙여놓았다.

단체손님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8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오밀조밀 배치해놓으니 6피트 사회적 거리두기는 커녕 뒷자리 사람의 대화 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가 됐다.

3개월간 외부 식사를 못했던 사람들은 한풀이라도 하는지 매일 밤마다 이들 야외레스토랑은 사람들로 들어찼다.

이러다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시켰던 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나흘 연속 일일 신규 확진자가 4만 명을 넘어서면서 2차 웨이브가 온 것이 아니라 1차 웨이브가 아직 끝나지도 않은 것이라는 한탄이 나왔다.

일일 신규 확진자수로 보면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등 일부 동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락다운에 들어갔던 3월보다 더 많은 숫자의 신규 확진자가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6월 야외 식사를 허용했던 뉴저지는 하루 300여명의 신규 확진자에서 6월 25일 2000여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뉴저지 주지사는 당초 7월 2일로 예정됐던 식당의 실내식사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환자가 급증한 애리조나주도 술집과 체육관, 영화관, 워터파크 등을 한달간 폐쇄한다고 밝혔다.

네바다주도 경제활동 재개 2단계를 다음달로 미루고 현재 상황에서 추가 완화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뉴욕도 맨해튼을 포함한 뉴욕시에서 다음달 6일부터 허용예정이던 실내 식사를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숫자를 현저하게 줄인 동부의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등은 코비드19 확산지역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2주간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경제 활동 재개를 연기하거나 보류한 주가 14개로 늘어나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업주들은 불만이 많다.

실내 식사 허용 불과 이틀전에 보류발표가 난 뉴저지의 경우 모처럼만의 장사를 위해서 식재료를 다 구입해놓고 식당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서 재단장을 했는데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업주들이 많다.

반면 일반 시민들은 뉴욕과 뉴저지의 결정을 반기는 눈치다.

한 네티즌은 “레스토랑 주인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현재 실외 식사공간도 전혀 안전하지가 않은데 실내 식사가 코로나 확산없이 가능하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지금 남부지역에서 사상 최대의 확진자가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실내 식사뿐만 아니라 현재 허용하고 있는 실외 식사도 금지해야 한다”면서 더 강력한 대처를 요구했다.

일부는 차라리 차없는 거리를 만들고 여기에 야외 테이블을 크게 간격을 두고 놓아서 식당들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어느 쪽이든 지난 4월에 비해 하루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최대 1만명이 높은 4만5000여명이 발생하는 가운데서는 식당에서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담소를 하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요원한 일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