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호 DB그룹 회장 제공=DB그룹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김남호 DB 금융연구소 부사장이 DB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다. 김남호 회장은 DB 그룹 창업주인 김준기 전 DB 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DB그룹은 1일 “그동안 그룹 회장직을 맡아 온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하고 이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총을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겸임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DB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DB손해보험과 DB Inc의 지분 9.01%와 16.83%를 각각 보유한 최대 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75년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 미주리주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귀국 후 강원도 육군 3포병여단에서 군 복무를 했으며, 2002년부터 3년간 외국계 경영컨설팅회사인 AT커니에서 근무했다. 2007년 미국 시애틀 소재의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데 이어 UC버클리대학교에서 파이낸스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9년 DB그룹에 입사한 이후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에서 생산, 영업, 공정관리, 인사 등 각 분야를 거치면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특히 전공인 금융 분야에서 쌓은 전문 지식과 국내외 투자금융 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0년대 중반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DB Inc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울러 동부팜한농·동부대우전자 등의 매각 작업을 진두지휘해서 DB그룹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금융·정보기술(IT) 중심으로 그룹을 재정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가장 최근 실적은 DB메탈의 경영 정상화이다.

2015년 김 회장은 DB금융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금융 계열사들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구체화하고, 이를 경영현장에 빠르게 접목하는 일을 총괄해 왔다.

이날 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DB를 어떠한 환경 변화도 헤쳐나갈 수 있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진과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융합 구축과 온택트(ontact) 사업 역량을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DB그룹은 1969년 김준기 전 회장이 24세의 나이에 창업한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모채로 출범했다. 1970년대 초반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철강, 소재, 농업, 물류, 금융 등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해 그룹 성장을 이루었다. 2000년, 창업 30년 만에 10대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2010년대 중반 구조조정을 겪으며 보험, 증권, 여신금융, 반도체, IT 중심으로 그룹으로 변화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