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전경. 출처=오리온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오리온이 '익산 공장 직원 사망 사건'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권고를 수용하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혁할 것을 밝혔다. 오리온은 추후 공장 내 임직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30일 오리온은 지난 3월 17일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의 사망 사건과 관련 입장문을 통해 "큰 애도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고용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 결과, 오리온 익산공장에 경직된 조직문화가 있으며 이에 대한 개선지도 및 권고를 내렸다. 고인의 상관이 고인에게 시말서 제출을 요구한 행위에 대해서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결론도 함께 내렸다.

이에 대해 오리온은 "먹거리를 제조하는 식품회사로 업의 특성상 식품위생과 소비자안전을 위해 엄격하게 생산공정을 관리했고, 생산 현장에서 품질관리를 위해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는 경우가 있었음이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확인됐다"며 "회사 규정에 의하면 시말서 처분은 본사 차원에서 내려지는 인사 징계 중 하나로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리온은 본인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해당 팀장에 대해 사규에 따라 징계한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은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확립된 판례나 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이번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고 개선지도 및 권고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고인이 지목한 동료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고인의 정신적 고통과의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찾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회사 측은 "재조사하라는 고용노동부의 권고에 따라 엄격한 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이후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족들과도 진실되게 대화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리온은 "이번 사건을 통해 고인이 애로 사항 등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마땅치 않았고 또 공장 내 경직된 조직 문화가 존재했음을 알게 됐다"며 "현재 본사차원에서 공장의 업무 문화, 근무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청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장 내 존재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혁하고, 노동조합과도 함께 머리를 맞대 노사 공동으로 현장의 문화를 개선할 방안들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오리온은 "임직원들이 회사 생활 외에도 개인적인 고충이나 고민 등을 털어놓고 보다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영위하도록 외부 기관을 통한 ‘근로자 심리 상담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라며 "나이 어린 신입사원들을 지원하는 멘토링 제도 등 공장 내 임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사내 정책들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필요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지속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