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국내 유력 타이어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이끄는 한국타이어그룹의 조양래 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총수직을 물려준다. 차남이 총수직을 이어받는 것으론 국내에서 이례적인 사례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 26일 보유하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조 사장에게 양도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다. 조 사장은 2300억여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을 지분담보대출 등 방식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이에 따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42.9%를 보유한 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어 형이자 조 회장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지분 19.32%를 보유하고, 조 회장의 장녀이자 조 사장의 누나인 조희원씨가 10.82%를 갖고 있다.

조 사장이 지주사 대주주를 맡은 것은 사실상 그룹 수장직을 차지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모그룹 주요 계열사인 한국타이어(30.74%), 한국아트라스BX(74.89%) 등의 대주주로 올라있기 때문이다.

차남이 그룹 총수직을 물려받은 사례로 롯데그룹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총수직에 낙점된 것을 제외하곤 국내에서 드물다.

조 사장이 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받은 한편 최근 배임·횡령 혐의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은 향후 거취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소다. 조 사장은 지난 4월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6억1500만원 등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 23일에는 일신상 사유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