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신경세포 제작 과정과 척수손상 동물실험에서 치료 효과 검증. 출처=울산과학기술원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힘든 신경조직인 '척수'를 피부세포에서 얻은 운동신경세포로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김정범 교수팀은 피부세포에 2종의 유전인자를 주입해 척수를 구성하는 운동신경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eLife)’ 온라인판에 지난 23일자로 게재됐다.

척수는 뇌 신호를 사지로 전달하거나 역으로 신체에서 느낀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신호수 역할을 한다. 척수가 손상되면 운동기능이나 감각을 잃어 후유증이 발생한다. 현재 척수 손상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이나 수술 요법이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이에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세포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척수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 중 운동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운동신경 세포는 척수 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세포 치료제 중 하나이다. 운동신경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얻으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지 못했다.

김정범 교수 연구팀은 원하는 목적 세포를 피부세포에서 바로 얻는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이용해 운동신경 세포를 제작해 문제를 해결했다. 환자 피부세포에 두 종류의 유전자를 직접 주입해 세포가 암세포로도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능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자가 운동신경 세포를 만들었다. 또 연구팀은 세포 자가증식이 가능한 중간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대량생산도 가능케 했다. 실제로 제작한 세포를 척수 손상 실험쥐에 주입한 결과, 상실한 운동기능을 회복시키고, 손상된 척수조직안에서 신경이 재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범 교수는 “기존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개발했다”며 “제작한 운동신경 세포를 척수 손상을 보호하고 세포가 잘 생착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인 ‘슈파인젤’과 결합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