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던 화장품 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중국 ‘6·18 쇼핑 페스티벌’ 대박행진에 이어 국내 ‘대한민국 동행세일’까지 시작되면서 다시 국내 소비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중국 모델 송혜교(왼쪽), LG생활건강의 숨 중국 모델 고력나찰(오른쪽). 출처=각사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업계는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참가한 중국 618 쇼핑 행사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중국 시장 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참았던 보복소비가 이뤄질 것이라며 큰 기대를 보였었다. 그리고 결과는 역시나 좋았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지난 1~20일에 티몰에서 매출이 142%로 올랐으며, ‘자음생’ 라인 판매는 전년대비 2290% 증가했다. ‘헤라’의 ‘블랙쿠션’은 1만개 이상 팔려 지난해보다 매출이 약 246% 늘었고, ‘아이오페’는 ‘바이오에센스’가 3만개 이상 팔리면서 매출이 221% 이상 증가했다.

LG생활건강 럭셔리 브랜드 ‘후’도 지난해 대비 매출이 182% 증가했다. 인기 제품인 ‘천기단 화현’ 세트는 10만 3000세트가 판매되며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오휘’는 ‘오휘 더 퍼스트’가 4만9000세트가 팔리면서 매출이 전년대비 2493% 올랐다. ‘숨’은 매출이 24% 늘었고 ‘빌리프’는 128% 급증했다. ‘CNP’도 전년대비 509% 매출이 상승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비디비치’는 티몰 글로벌, 티몰 내수관, 징동닷컴 등 3개 쇼핑몰에서 클렌징폼 판매량이 지난해 행사 대비 180% 늘었고, 올해 처음 618 쇼핑축제에 참여한 ‘연작’도 매출이 697% 늘었다.

애경산업은 ‘에이지투웨니스(AGE 20’s)‘의 인기에 힘입어 티몰 매출이 전년 대비 47% 성장했다. 특히 ’에센스 커버팩트‘가 17만개 이상 팔리면서 티몰 비비크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고, 선크림은 1만여개가 다 팔려 추가로 1만여개를 예약주문으로 판매했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6·18 행사에서의 브랜드별 판매 성과 확인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주요 채널인 면세시장의 회복 시점이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韓 화장품, '6.18 쇼핑 축제' 대박 행렬...동행세일로 특수 잇는다  

6.18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기업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국내 대기업은 물론 H&B스토어 업계도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6일부터 전국 40여개의 올리브영 주요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즐거운 동행’ 기획전을 연다. 중소기업 브랜드 16개가 참여해 130여개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도 이달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5000여개 상품에 대해 최대 7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첫날에는 3만원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는 멤버십 회원에게 4000원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롯데쇼핑의 롭스는 동행세일과 관련해 내달 10~19일 10일간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수, 방향, 바디, 헤어 등 일부 상품을 최대 90%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이 기간 온라인몰에서는 선착순 3만명에 3만원 이상 구매 시 4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26일부터 내달 12일까지 ‘동행세일 클리러런스’ 행사를 연다. 제품별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내달 8일까지 1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3000원 쇼핑지원금 쿠폰을 제공한다. 같은 기간 네이버 모바일에 ‘이니스프리 동행세일’을 검색하면 이니스프리 공식 온라인 몰에서 최대 40% 할인되는 랜덤 쿠폰도 발급한다.

LG생활건강의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도 26일부터 동행세일에 참여한다. 대표 상품은 더페이스샵 ‘피지잡는 수분크림’의 출시 10주년을 기념하는 레트로 에디션으로, 이 제품은 10년 전 가격인 1만2000원에 판매된다.

▲ 아모레퍼시픽그룹, LG생활건강 1분기 실적 비교. 자료=금융감동원 전자공시시스템

해외매출로 한숨 돌렸지만...내수 시장 지켜봐야

업계는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2분기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가 사태가 진정되묜 보상 소비심리가 나타나 자신을 가꾸는 화장품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중국행사에도 여전히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매출이 늘었고, 화장품 사업 뿐 아니라 코로나19 관련 생활용품 판매도 함께 증가했다.

다만 아직 면세점 채널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중국과 아시아 지역의 오프라인 점포 영업도 정상화 되지 못했다. 또한 마스크 착용 필수와 함께 급격히 더워진 날씨 탓에 화장품 비수기 주기가 평균보다 빨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내수 시장 회복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큰손 화장품 시장이 코로나19로 여전히 악영향을 받고 있다"며 "국내도 면세점이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강도가 미약해서 6.18 행사 하나로 2분기 실적이 크게 반등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