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7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최고치인 4만명대를 이어갔다. 누적 확진자는 250만명을 넘어섰다. 뜨거운 햇볕을 자랑하는 플로리다ㆍ텍사스ㆍ애리조나 등 남부 선벨트(Sunbelt) 지역이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1차 급증 때는 동북부 뉴욕이 진앙이었다.

존스홉킨스의대에 따르면 27일을 기준으로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4만 320명이다. 26일 4만5255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주말인 27일까지 4만명대를 이어갔다.

플로리다에서는 이날 하루 9585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전날 8945명을 넘어섰다. 플로리다는 6월 11일 1657명을 시작으로 거의 16일째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1차 급증 때인 지난 4월 3일 하루 확진자가 15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배 넘게 늘어났다.

플로리다와 함께 조기 경제재개 조치를 했던 텍사스도 5월 15일 1477명에서 6월 25일 6426명까지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그렉 애버트(공화당) 텍사스 주지사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때로 돌아가 무엇이든 다시 할 수 있다면 코로나19가 술집(바) 환경에서 얼마나 빨리 퍼지는 것을 봤기 때문에 영업 재개를 늦췄을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와 플로리다는 16일 바의 실내 영업을 다시 금지하는 봉쇄 조치를 재개했다. 플로리다 남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독립기념절인 7월 4일 연휴 동안 주요 해변을 폐쇄하기로 했다. 지난 5월 31일(현충일) 연휴를 기점으로 미 전역에서 해수욕장과 수영장에 행락객 인파가 몰리며 이번 2차 유행을 촉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애리조나도 4~5월 300명대 이하 수준이던 신규 확진자가 5월 말 686명으로 치솟기 시작하더니 26일 3378명까지 늘었다. 캘리포니아 역시 4~5월 하루 2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지난주 6000명을 넘어섰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 연구소장은 두 달 만에 재개된 백악관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감염자를 식별해 격리하고 경로를 추적하던 최초 발병 상황과 달리 청년층, 무증상자 및 지역사회 감염자를 다루면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라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청년층ㆍ무증상자가 확산을 주도하는 환경에선 고전적 방식의 식별ㆍ격리 및 경로 추적은 매우 힘들다"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신규 감염자의 거의 절반이 35세 이하"라면서 "위험은 당신에 국한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무심코 또는 부주의로 취약 계층에 전파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전날까지 강행하려 했던 다음 주 애리조나ㆍ플로리다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대신 이들 주를 방문해 주지사 및 보건 담당 관리들과 만나 2차 유행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남부 선벨트가 새로운 진앙으로 떠오르면서 뉴욕ㆍ뉴저지ㆍ코네티컷 3개 주는 다른 주에서 온 방문객을 2주간 강제 격리 조치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