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식시장에 입성한 몇몇 바이오테크 회사들의 주가가 데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Bio Spac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의료 회사들과 각국 정부들이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모더나(Moderna), 노바백스(Novavax) 같은 바이오테크 주식으로 몰려들고 있다.

바이오테크 회사에 대한 이런 열기는 IPO 시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 입성한 몇몇 바이오테크 회사들의 주가가 데뷔 이후 급증했는데, 사실 이들 중 코로나바이러스백신이나 치료제 연구와 관련된 회사는 하나도 없다.

혈액질환과 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포마 테라퓨틱스(Forma Therapeutics)의 주가는 6월 18일 상장 이후 두 배 넘게 뛰었다.

역시 지난 6월 중순 데뷔한 이후 60%나 주가가 오른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시스(Avidity Biosciences)는 근육장애 치료재를 개발하는 회사다. 또 이보다 앞서 6월 초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90%나 오른 하고 있는 플라이언트 테라퓨틱스(Pliant Therapeutics)도 코로나와는 관계없는 섬유증 치료제 회사다.

IPO 기업 전문 리서치 회사 르네상스 캐피탈(Renaissance Capital)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2분기에 상장하는 기업의 3분의 2가 바이오테크 회사들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주 동안 상장한 리페어 테라퓨틱스(Repare Therapeutics), 버닝록 바이오텍(Burning Rock Biotech), 백사이트(Vaxcyte) 같은 바이오테크 및 제약회사들도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했는데, 이들 모두 코로나 19 치료제에는 손도 대지 않은 회사들이다.

주식 시장 전체의 상승세도 큰 도움

최근 종목 코드 GERVER라는 이름으로 바이오테크 ETF를 출시한 ETF 매니저 그룹(ETF Managers Group)의 설립자 겸 CEO 샘 마수치는 "요즘에 코로나 19가 모든 사람들의 최우선 관심사인 것 맞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다른 많은 전염병들이 유행한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의 바이오테크 붐을 설명했다.

이런 신규 상장기업들은 최근의 열기를 십분 활용해 이른바 2차 주식 공모를 통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며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IHS마킷은 이번 주 보고서에서 의료 기업들의 2차 주식 공모 사례가 이달 들어서만 지금까지 37건이라고 밝혔다. IHS 글로벌 마켓 그룹의 지나 카신스키 전무는 의료 기업들의 이와 같은 2차 공모는 2001년 이후 가장 활발한 활동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주식 시장은 코로나 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3월말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의료분야 이외의 많은 신규 상장회사들도 이런 상승세의 적지 않게 기여했다. 워너뮤직그룹(Warner Music Group), 온라인 중고차 매매업체 브룸(Vroom), 소프트웨어·데이터베이스 회사 줌인포(ZoomInfo) 같이 IPO를 통해 데뷔한 신규 상장회사들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와의 합병을 통해 상장 시장에 입성한 전기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Nikola)와 스포츠 베팅 사이트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같은 회사들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월가의 많은 성공 사례들이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전반적으로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끈 바이오테크 회사들이라는 점은 여전히 흥미롭다. SPDR S&P Biotech ETF도 올들어 20% 가까이 상승했다.

마수치가 출시한 GEM ETF는 주로 백신, 치료, 진단 테스트에 주로 투자하며 현재 모더나, 노바백스. 바이오래드연구소(BIO-Rad Lab) 같은 회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ETF는 지수를 기준으로 평가되는데, 마수치는 초근 신규상장회사들도 분기 조정을 마치는 대로 GEM ETF에 추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지수 회사 FTSE 러셀(FTSE Russell)도 2분기 말 직전인 26일 재조정을 시행할 때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에 최근 상장한 신규회사 6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올해 초 월가에 첫 선을 보인 바이오테크 패시지 바이오(Biotechs Passage Bio), 이마라(Imara), 리라 테라퓨틱스(Lyra Therapeutics), 케로스 테라퓨틱스(Keros Therapeutics), 젠탈리스제약(Zentalis Pharmaceuticals), 오리크제약(Oric Pharmaceuticals) 등이 이 지수 편입될 예정이다.

FTSE 러셀의 글로벌 시장조사담당 필립 롤로 전무는 "제약회사들과 바이오테크 회사들의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코로나19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료 분야의 방어적 속성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조만간 추가로 상장하게 될 바이오테크 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면 올해 말 러셀 2000에 편입될 바이오테크 회사들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