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6.17 부동산대책 이후에 문의전화가 늘었다"(대치동 A 공인중개업소) "잠실은 6.17 이후로 수요는 많아졌다. 한동안 가격은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잠실동 B 공인중개업소)
6.1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일주일이 흘렀다. 서울 집값은 여전히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는 모양새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규제지역 내 매수자 관망이 감지되나 기존 출시된 매물이 소진돼 가격이 올랐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가 시세를 견인했다.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활발...송파구 잠실동 '관망세'
서울은 6월 25일 기준,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4482건이다. 이중 노원구를 비롯해 구로구와 도봉구 등의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활발했다. 송파구는 GBC와 마이스 등 개발호재가 잠실동과 주변 지역으로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2%를 기록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15%, 0.12% 상승했다. 노원(△0.28%), 송파(△0.24%), 강동(△0.23%), 구로(△0.22%), 도봉(△0.22%), 관악(△0.22%) 순으로 올랐다.
노원구는 6억원 이하 구축 아파트에 수요가 유입됐다.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보람 등이 500만~950만원 올랐다. 도봉구도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창동 주공3단지, 북한산IPARK가 500만원 상승했다. 송파는 잠실동 주공5단지,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등이 500만~4500만원 상승했다.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전, 거래 증가세
지난 23일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들 지역에서 대지지분 면적이 18m² 초과인 주택을 구입하려면 반드시 해당 관할구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매입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특히 송파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일 전에 거래 증가세를 보였다. 잠실동 '잠실엘스'에 위치한 C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당일 출고 당일 거래된 매매거래는 총 16건 내외다.
26일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인이 거주한 물건이나, 전세 만기가 얼마 안남은 물건을 거래할 수 있다"면서 "원래 이쪽은 지난해 12월 이후 갭투자 목적 수요자들이 많았다. 나중에 입주를 하지만 자녀가 어려서 아직 결정을 못한 '한시적 갭투자자'들이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꾸준하게 외부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대치동 D 공인중개업소는 "22일 전에 본 계약을 했어야 했지만, 지금도 입주 물건을 찾는다"며 "풍선효과로 옆으로 나가서 반포나 압구정에 사신 분들이 있는데 교육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 대치동으로 다시 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건 개발호재 영향이 조금 더 강한 것이다"면서도 "시중에 유동성도 풍부하고, 앞으로 유망하다고 보여지는 지역들에는 현금부자들이 투자나 실거주 진입 수요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으로 실수요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들이 실거주를 하게 되면 세입자가 인근에 집을 구해야 한다"며 "전세물건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으면 전세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