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5G NSA가 아닌, 진짜 5G를 의미하는 5G SA 시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반등 요인이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끈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28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밀리미터파 로드맵도 현재 상황이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 출처=KT

5G SA, 성과는 나오지만...
KT는 25일 경기도 파주산업단지의 상용망에 5G 단독모드(S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제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5G SA 소비자(B2C) 서비스 품질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시험환경(테스트베드) 및 상용환경의 네트워크에서 장비연동, 기능시험 등을 진행한 결과 최근 파주산업단지에 S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용망 환경에서 B2C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검증해 상용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SA 서비스 초기에는 진화된 패킷 시스템 폴백(EPS fallback) 기술을 사용해 음성통화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올해 4월 시험망에 EPS 폴백 기술을 처음 적용한 이후 지속적으로 품질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KT는 차근차근 5G SA 로드맵을 가동한다는 설명이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이철규 부사장은 “5G SA는 진정한 5G 네트워크라는 측면에서 대한민국 산업 혁신의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KT는 5G SA 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 차별화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서비스를 안정화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고객 중심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16일 5G SA 기반의 패킷 시스템 폴백 및 Vo5G(Voice over 5G) 기술을 상용망에서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5월 상용망서 5G 단독모드 기반의 데이터 송수신 테스트를 성공한 데 이어, 5G 단독모드 기반 단말의 출시에 대비하여 안정적이고 높은 품질의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완료됐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의 방식은 KT와 비교해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패킷 시스템 폴백은 기존 LTE망을 활용한 안정적인 음성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Vo5G 대비 통화 연결시간이 길어지는 등 품질 저하 현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LG유플러스는 Vo5G를 통해 안정적인 5G 네트워크의 데이터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통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며 연결 시간도 빨라지는 점을 노린 분위기다. 물론 이 방식도 LTE와 5G 경계지역에서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패킷 시스템 폴백과 Vo5G(Voice over 5G) 기술은 상호보완적 측면의 기술로 볼 수 있다.

▲ 출처=갈무리

앞서 지난 2012년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LTE 네트워크에서 고품질의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는 VoLTE(Voice over Long-Term Evolution)를 상용화한 바 있어 업계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박송철 LG유플러스 NW기술운영그룹장 전무는 "5G 기반의 음성통화 후보기술에 대한 상용 테스트 진행으로 5G 단독모드 상용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며, "5G 단독모드 상용화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의 5G SA 전략이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는 말이 나온다. 무엇보다 5G 가입자가 생각보다 늘어나지 않으니 통신사들의 5G SA 커버리지 확장이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겹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통신사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어려워지며 잡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론도 있다. KT가 독일 로데슈바르즈와 5G SA 등을 염두에 둔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으며, 코로나19라는 특수한 환경을 고려할 때 통신사들이 현재 보여주는 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SA를 지원하는 제조사들의 스마트폰이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장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통신 환경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5G SA 지원 스마트폰을 제조하지 않지만, 이는 통신사들도 마찬가지다.

▲ 출처=KT

밀리미터파도 요원
28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밀리미터파 영토 개척도 아직은 지지부진하다. 연말 관련 로드맵이 가동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으나 최근에는 이 마저도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물론 밀리미터파가 국내 지형에 알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새로운 영토인 밀리미터파를 적극 타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일이다.

통신사들은 일단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관련 로드맵 전개에 더디다. KT는 지난해 10월 28GHz 대역 주파수를 사용해 기업전용 초저지연 5G 네트워크 기술( FAST.NET) 시연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T 5G 오픈랩에서 세계 최초로 성공한 바 있으며 올해 초에는 대구시 알파시티 주변에 구축한 28GHz 기지국과 28GHz 단말을 장착한 5G 자율주행차를 무선 연동하는데 성공했으나, 그 이상의 진격전은 보이지 않는다. 이 외에 SK텔레콤 및 LG유플러스도 관련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다. 

역시 5G 가입자 증가세 하락 및 통신사들의 투자 저하라는 악순환에 빠져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퀄컴은 물론 장비 제공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분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 가입자 숫자가 생각보다 늘어나지 않고,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통신사들의 투자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5G 가입자 숫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5G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5G 가입자들이 진짜 5G를 즐기기 어려운 시간이 늘어나고, 논란은 쳇바퀴처럼 돌 것"이라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