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대유행으로 배달 주문이 폭증하자 홀푸드는 뉴욕, 시카고 등의 매장 6곳을 배달 전용 매장으로 전환했다.    출처= Shutterstock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많은 식료품업체들이 배달에 나섰지만, 사람들은 식료품점들이 집으로 배달까지 해주면서 어떻게 이익을 내는지, 그리고 코로나 이후에도 배달을 계속할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일반 소매업체들은 급증한 배달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수천 명의 배달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고 일부 매장을 온라인 주문 전용으로 전환하는 등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지만, 그런 작업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배달 매출은 이익을 잠식한다. 이러한 현상은 배달 수수료를 지불하며 고객들에게 음식을 배달해주면서도 이익을 내려고 애쓰는 식당들과 비슷하다.

식료품점들은 그동안 고객들이 온라인 주문보다는 직접 매장에 와서 물건을 보고 사는 것을 선호한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일반 소매업체에 비해 배달 서비스를 늦게 도입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자상거래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다른 회사들에게 그랬듯이, 식료품점으로 하여금 빠르게 전략을 전환하도록 촉진시켰다.

코로나가 대유행하기 시작하자 고객들이 식료품 배달에 몰리면서 주문 취소, 배달 중단이나 지연같은 사고들이 빈번히 발생했다. 이에 따라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은 뉴욕, 시카고 등의 대도시 매장 6곳을 배달 전용으로 전환했고, 크로거(Kroger)는 배달 및 픽업을 전담하는 직원을 매장에 추가 배치했다.

배달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리서치 회사 브릭미츠클릭(Brick Meets Click)에 따르면 5월 식료품의 온라인 매출은 3월에 비해 65%나 증가한 66억달러를 기록했다. 고객 수도 4300만 명을 기록해 3월의 3950만 명보다 300만 명 이상이 늘어났다.

알라바마대학교 대학원생인 재즈민 벤자민은 지난 4월부터 코로나가 절정에 달하면서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을 때 타깃(Target)이 주문한 물건을 집까지 배달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코로나 이후 정상으로 돌아가도 배달 주문을 종종 이용할 생각입니다.”

쇼핑대행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의 닐람 가넨티란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유행 이후 식품 사업이 향후 5년 동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전자 상거래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는 인스타카트의 주문량이 지난 3월 이후 5배 증가했고, 4월에는 사상 첫 월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제 전자상거래를 제공하지 않는 식료품업체는 생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 고객을 대신해 쇼핑하고 있는 인스타카트(Instacart) 직원. 회사측은 3월 이후 고객 의뢰가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출처= Wired

벤처 캐피털이 후원하는 인스타카트는 대부분의 쇼핑 의뢰 주문을 당일 내에 수행한다. 코로나가유행하면서 고객의 쇼핑 주문을 처리하는 긱근로자인 ‘쇼퍼’(shopper)를 30만명 고용했으며 앞으로 25만 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다. 또 회사의 고객서비스팀 인원이 3월 1200명에서 현재 2만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많은 소매업체들은 배달 서비스로 인해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비용증가를 경계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뉴욕주 등에 2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웨이스 마켓(Weis Markets)의 조나단 웨이스 CEO는 온라인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냉장 시설, 배달 트럭, 시스템 구축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로 인한 인건비의 증가로 전반적인 마진은 떨어질 수 있음을 유념하고 있다.

"그런 방식으로는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아마도 주문이 늘어나고 매출도 함께 늘어나겠지만 수익률은 더 떨어질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식료품점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도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배달 주문이 두 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회사는 그것이 매출의 증가가 아니라 편리성 때문에 ‘방문 쇼핑’이 대체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이 회사의 케빈 데이비스 고문은 말했다.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도 수익이 나지 않지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다른 식료품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어서, 배송보다는 비용이 적게 드는 픽업 주문을 유도하고 있다. 아이오와와 미주리주 등 중서부 지역에서 2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하이비(Hy-Vee)의 랜디 에데커 CEO는 "배달을 굳이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권유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전세계 20개국에서 1만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독일의 슈퍼체인 알디(Aldi)는 인스타카트를 통해 배송과 픽업을 제공한다. 이 회사의 브렌트 라우보 공동 대표는 "코로나 이후에도 많은 고객들이 배달 주문을 일상 쇼핑의 일부로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거의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