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로 글로벌 가전업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으나, 삼성전자의 QLED TV는 말 그대로 폭풍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LG전자의 주력인 OLED TV는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LCD TV와 OLED TV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 출처=삼성전자

삼성 QLED '성공적'
25일 업계 및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시장 규모는 2억376만대로 예상되어 전년 대비 8.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2억1828만대로 예상되며 소폭 증가세가 유력하지만 아직은 정중동의 분위기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체 TV 시장의 성장세가 다소 더딘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TV 시장은 확대일로다. 특히 삼성전자의 QLED TV는 2분기 157만대를 출하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8KTV 시장은 아직 불투명하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8KTV 시장 점유율은 0.1%에 불과할 전망이며 2024년은 되어야 간신히 1%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대화면 초고화질 TV 트렌드가 여전한 상황에서 아직 소비자들이 8KTV에 이르지 못했음을 의미하며, 큰 틀에서 프리미엄 TV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변함이 없다.

삼성전자는 Q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한편 QD 디스플레이를 가동하며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의 지평을 연다는 각오다. LCD 라인업을 올해 완전히 포기하는 선에서 QD 디스플레이의 가능성에 주목한다는 방침이다.

▲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출처=LG디스플레이

LG전자의 '투트랙'
LG전자는 O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두드리고 있으나, QLED TV의 아성을 넘기는 역부족이라는 말이 나온다.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은 2분기 기준 54만대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올해 말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OLED TV 출하량 자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OLED TV는 올해 305만대에서 내년 550만대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2024년에는 900만대로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영리한 OLED TV 전략을 가동한다는 각오다. 유럽과 일본에서 48형 OLED TV를 출시하며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게이밍 모니터와 OLED TV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로드맵까지 가동하는 중이다. 여기에 OLED 생태계가 넓어지며 빠른 대중화 전철이 이뤄진다면 OLED TV 본연의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평가다.

OLED TV의 기술력은 이미 정평이 났다. LG OLED TV는 유럽 7개국 소비자 매체 TV 성능 평가에서 1위에서 4위까지 모두 독식했으며 프랑스 크슈아지르(Que Choisir)는 308개 TV 평가에서 LG OLED TV(모델명:65C9)에 최고 평점인 16.5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심지어 네덜란드 콘수멘텐본드(Consumentenbond)는 "최고의 TV"라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LG전자는 LCD TV에도 프리미엄 전략을 적극 이입한다. 나노셀 TV를 중심으로 LCD TV=프리미엄 TV의 공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투트랙 전략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경우 LG전자의 TV 경쟁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손대기 LG전자 한국HE마케팅담당 상무는 “OLED에서 나노셀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워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프리미엄 TV 시장을 지속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 LG 나노셀 TV. 출처=LG전자

방심은 금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나, 방심은 금물이라는 평가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및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의 2분기 점유율은 33.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1분기 36.1%와 비교해 3%p 떨어진 수치다. 2분기 예상 출하량은 1277만9000대로 1분기 1677만8000대와 비교해 약 400만대 줄어들었다. 

▲ 중국 스카이웍스 TV. 사진=최진홍 기자

반면 중국 제조사들의 비상이 눈길을 끈다. 2분기 예상 출하량이 1514만9000대로 전망되며 점유율은 39.2%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옴디아의 분석이다. 옴디아의 수요예측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금까지 아슬아슬하게 점유율 1위를 지키던 국내 제조사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셈이다.

큰 틀에서 TV 시장 점유율이 중국의 반격에 흔들리는 것은 불길한 징후다. 물론 중국 TV 제조사들의 성장은 미중 갈등에 따른 자국 소비 증대의 일시적인 증가라는 분석이지만,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삼성전자 및 LG전자 입장에서는 발 밑의 공포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