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한 우려 등으로 미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7월 말로 예상된 4차 부양책 협상이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과 반기 결산을 준비 중인 기관투자자들의 리밸런싱이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10.16포인트(2.72%) 하락한 2만5445.94에, S&P500 지수는 80.96포인트(2.59%) 하락한 3050.33에, 나스닥지수는 222.20포인트(2.19%) 떨어진 9909.17에 각각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은 8거래일 연속 상승에서 하락 반전하며 1만포인트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다우지수도 2만6000선이 붕괴하는 등 시장 전체가 침체된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0명 이상 발생했다는 소식이 발표되면서, 지수들의 하락이 시작됐다. 다우지수는 장중 859포인트 폭락하기도 했다. 이어 캘리포니아주에서 70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되면서 낙폭이 더욱 커졌다.

미국 CNBC 방송은 존스홉킨스대학 집계를 인용해, 미국 내 7일 평균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일주일 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보유종목에 대한 리밸런싱에 나설 가능성 또한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이날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주식시장이 향후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에 비춰 약간 앞서왔다"라면서 "내가 맞는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리밸런싱을 보게 될 것"이라며 향후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 월가 관계자는 "대형 투자은행들과 로빈후드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 간의 수익률 경쟁이 시작된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 만에 1.9%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4.9%로 제시한 가운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존 –5.9%에서 –8.0%로 하향했다. 이에 미국 내에서는 ‘V자 회복론’ 대신 W자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W자형 회복"은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하다가 올해 말이나 내년에 2차 경기 하락이 나타나는 시나리오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회계 법인 그랜트 손튼의 다이애나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세상을 3개월 또는 6개월 안에 정상으로 복귀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경제는 하룻밤 사이에 빙하기에 들어갔다. 우리는 얼어붙었다. 경기가 풀리면서 피해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홍수가 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부양책 발언에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BC 등 현지 언론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추가 부양책에 대한 협상이 7월 말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상원과 하원은 다음 달 4일부터 휴회기에 들어가 같은 달 21일 다시 문을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게 되면 실업 보험 지급 등 기존 부양책의 핵심 프로그램들이 종료일과 열흘밖에 안 남는 상황이라, 7월 4일 이전에 추가 부양책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1~3차 부양책이 3조600억달러 규모로 실업수당 확대, 소상공인 대출 확대 등 얼어붙은 경제를 녹이는 역할을 했다. 4차 재정 부양책은 2조 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4차 부양책은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 및 5G 이동통신 구축 등을 중심으로한 일자리 회복을 넘어 확대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과의 지지율 격차가 최근 10% 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지지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일자리 회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9월에는 일자리가 증가가 나타나야 하므로 늦어도 3분기에는 재정투입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5월 소매판매 서프라이즈는 트럼프가 추가 부양책을 서두르는 트리거 역할을 했고 3분기 중 추가 부양책을 서두를 이유가 분명해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