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를 아우르는 서울 서북권 개발의 주요 두 축은 정비사업과 교통망 확충이다. 지난 22일, GTX-A에 이어 서울 서북권에 또 하나의 교통 개발호재가 가시화됐다. 서울 은평구에서 관악구까지 연결하는 서부선 경전철 사업의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가 통과된 것이다. 기존 교통망 확장에서 소외됐던 은평구 새절역과 서대문구 가재울 일대는 이미 3일 사이에 호가가 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부선 경전철, 수혜단지 호가 '쑥쑥'

이번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서부선 경전철 사업은 은평구의 새절역에서 관악구의 서울대입구역의 16개 정거장을 통과하는 노선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 2호선, 6호선, 7호선, 9호선과의 환승도 가능하게 된다. 총 길이는 16.2km로 사업비만 1조62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새절역에서 명지대와 신촌, 광흥창을 거쳐 여의도와 노량진, 장승배기, 서울대 입구 등을 거치게 된다. 특히 교통망이 열악한 은평구와 서대문구의 교통 수요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당 노선이 설계될 시 수혜를 입게 될 단지로는 백련산 일대의 단지들과 서대문구 가재울 일대의 단지들이 꼽히고 있다.

▲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의 공사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서부선 경전철이 지나는 지역 중 가장 교통편이 열악했던 은평구 새절역과 백련산 일대 단지들의 호가가 먼저 큰 폭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해 11월 분양에서 37.4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의 분양권 역시 분양가에서 3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단지 인근의 한 업자는 “가장 최근에 분양한 단지이고, 서부선 역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인데다가 행정구역도 서대문구라 가격 상승이 빠르다. 하루에 3~4통 이상은 전화로 문의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업자는 “84㎡의 분양가는 6억7000~6억8000만원이었다. 경전철 발표 전에는 분양권이 10억원 정도에 거래됐는데 경전철 발표 이후 거기서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은 올랐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백련산 일대 단지의 호가도 상승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자에 의하면 ‘백련산 힐스테이트 3차’의 경우 84㎡의 실거래가는 7억8000만원이었지만 22일 경전철 발표 이후 3일 만에 5000만원에서 일부 세대는 최고 1억원까지 호가가 상승했다. ‘백련산 힐스테이트 4차’ 역시 해당 발표 직후 9억원 수준이던 84㎡의 매매가격의 호가가 최소 9억5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올랐다.

▲ 힐스테이트 백련산 3차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새절역 인근의 한 업자는 “아직 중저가 단지가 많고 대책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지역인데다가 분양 시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던 경전철이 가시화된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이미 10여년전부터 예상됐던 호재임에도 적격성 통과 발표로 새절역 일대 단지들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부선 경전철 노선도. 출처=서울시
가재울, 향후 교통호재 영향 받을 것 

서울 서북권에서 서부선 경전철로 인해 수혜를 받을 곳으로 꼽히는 다른 지역은 서대문구 가재울 일대다. 이 곳 역시 새절역 인근처럼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여겨지는 지역이다. 다만 이 곳은 교통이 열악했던 새절역 만큼의 호가 상승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곳 역시 서부선 가장 가까운 단지들이 호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일대 중개업자에 의하면 서부선이 들어설 명지대역(예정)과 가장 가까운 ‘DMC센트럴아이파크’의 경우 일주일 사이 84㎡ 와 59㎡ 모두 5000여만원씩 상승했다. 단지 인근의 한 업자는 “일단 아이아파크가 가장 역과 가까운 만큼 제일 문의도 많다. 이 곳은 뉴타운 지역이라 계속 오르긴 했지만 발표 직후 급하게 상승했다. 59㎡는 9억5000만원 84㎡는 11억원에 호가를 부르는 실정”이라고 이야기 했다.

‘DMC래미안클라시스’도 59㎡ 민사사업 타당성 발표 전 7억원에 거래가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7억3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 인근 업자들의 전언이다. ‘DMC래미안e편안세상’ 역시 59㎡ 기준 매매 호가가 최근 9억5000만원까지 상승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해당 지역이 오를 여지는 충분히 있다. 서울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상승 가능성이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중저가 지역이라도 대체투자처가 마땅히 없는 셈”이라면서 “대신 서울 서북권 일대는 서부선 등 개발로 인한 상승 재료가 충분하다. 가재울 일대 등이 장기적으로 이런 교통 호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