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올 초 국내 최초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이 주력 상품으로 자동차보험을 선보이면서 보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오고 있다. 캐롯손보가 지난 2월 출시한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지불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연간 주행거리 3000Km 미만일 경우 타사 다이렉트보험 보다 보험료가 최대 80% 가까이 저렴하다.

하지만 캐롯손보가 신생 보험사인 만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 보험료까지 저렴하다보니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향한 보험 소비자들의 의심의 눈초리도 적지 않은 모양새다. 보험가입부터 긴급출동 서비스까지 <이코노믹리뷰>가 직접 검증해봤다.

우선 퍼마일자동차보험의 가입 절차는 일반 다이렉트 보험 상품과 비슷하다. 캐롯손보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찾아 차종과 필요 담보들만 설정하면 가입을 진행할 수 있다. 가입 전 예상 주행거리를 설정해 연‧월 보험료를 추산할 수 있으며, 보험료 납입도 일시납과 월 분납 중 선택이 가능하다. 월정산형은 가입할 때 첫 달 기본보험료와 1000Km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선납한 후 다음 달부터 주행거리만큼만 납입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보험료, 주행거리 적다면 가장 합리적

'만 31세‧중형차‧본인만 운전'으로 이 상품에 가입 시 보험료는 첫 달 8만9940원, 이후 매달 기본료 4만470원으로 책정됐다. 기본료(4만470원)에 월주행거리보험료(주행거리 x Km보험료 32.65원)가 더해진 금액이 보험료로 매달 빠져나간다. 주행거리를 3000Km로 가정하면 연간 예상보험료는 59만9790원이다. 현대카드에서 출시한 캐롯손보 제휴 카드까지 이용한다면 연간 최대 29만원의 보험료가 추가로 할인된다.

빅5 손해보험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비슷한 조건으로 설정해봤다. 연간 예상납입보험료는 삼성화재(140만9070원)‧현대해상(115만3900원)‧DB손해보험(98만4030원)‧KB손해보험(127만8290원)‧메리츠화재(202만7490원) 등으로 책정됐다.

마일리지 특약(3000KM 미만 주행) 적용 후 예상 보험료는 삼성화재(94만7200원)‧현대해상(78만8760원)‧DB손해보험(78만9650원)‧KB손해보험(89만9350원)‧메리츠화재(132만2350원) 등이다. 이 상품들은 마일리지를 적용해도 퍼마일 자동차보험보다 최대 78%까지 비싼 것이다. 다만 주행거리가 2만Km 이상부터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의 가격 메리트가 없어졌다.

차에다 장착...캐롯플러그가 뭐야?

일단 가격적인 측면만 보면 웬만해선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따라잡을 상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주행거리에 따른 퍼마일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는 어떻게 측정하는 것일까? 그 답은 OBD장치(운행기록 자기 진단 장치)인 '캐롯플러그'에 있다. 캐롯손보에 가입하면 캐롯플러그가 배송되며, 가입자는 캐롯플러그 수령 후 5일 이내에 차량 시거잭에 부착해야한다. 캐롯플러그를 장착한 뒤 5분정도 주행하면 장치가 제대로 인식 됐는지 문자가 온다. 다만, 캐롯플러그를 임의로 2번 이상 차량에서 분리하면 보험료 정산 방식이 월납형에서 연납형으로 바뀌게 된다.

▲ 캐롯플러그. 사진=권유승 기자

캐롯플러그를 차량에 부착해야 된다는 점이 보험 소비자들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차량의 미관을 해치거나 공간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직접 캐롯플러그를 장착해보니 그런 우려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손바닥보다도 작은 캐롯플러그는 USB를 꽂는 단자를 부착해 실용적인 측면을 고려했다. 캐롯플러그에는 SOS 버튼도 있다. SOS버튼을 5초 이상 누르면 24시간 콜센터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긴급출동 부르면 제때 올까?

긴급출동 요청 시 보험사가 제때 오는지도 보험 소비자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캐롯손보의 경우 올 초 출범한 신생 디지털보험사라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를 표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바퀴 공기압에 문제가 생겨 일산에서 오후 9시 10분께 캐롯플러그 버튼으로 긴급출동을 요청해봤다. 긴급출동 요원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15분 정도. 캐롯손보는 SKT관계사인 스피드메이트 전국망과 긴급출동이 제휴돼 있다. 긴급출동 요원은 차량에 알맞은 조치를 취한 뒤 차량 관리에 대한 소소한 꿀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 후 전화로 서비스에 대한 확인 절차가 이뤄졌다.

▲ 차량에 장착한 캐롯플러그. 사진=권유승 기자

퍼마일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은 모바일 앱 등으로 매월 주행거리 확인이 바로 가능하다. 앱을 통해 주행거리를 그날 그날 확인하다보니 불필요한 차량 운행 횟수까지 줄어들었다는 후문도 있다. 15일간 차량을 운행하지 않으면 캐롯손보에서 문자가 온다. 운행정보 미수신으로 기기의 오류 여부를 체크하기 위해서다.

▲ 출처=갈무리

퍼마일 자동차보험의 언더라이팅(인수심사) 기준이 상대적으로 타 보험사들보다 높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거론된다. 사고 경력이 있으면 보험 가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캐롯손보에 들어오는 컴플레인 대부분도 이 같은 문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즉, 보험료가 저렴한 만큼 우량고객 위주로 가입자들을 받겠다는 게 캐롯손보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실제 고객으로 가장해 긴급출동 등을 불러 적시에 오는지 테스트하기도 한다. 출동소요시간은 물론 고객 응대 및 안내 등 경험의 업그레이드까지 체크한다"며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단순히 가격만 내세운 상품이 아닌 고객들의 감성까지 챙기도록 다방면으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