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트파이낸셜이 사명에서 ‘파이낸셜’이란 단어를 공식 삭제하면서 그 지평을 넓히고 있다.    출처= Finextr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앤트파이낸셜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에서 소비자들의 결제 편의를 위해 ‘알리페이’를 개발한 스핀오프 회사로 출발했지만 오늘날 메가 은행들보다 더 많은 고객을 보유한 세계 최대 핀테크 회사로 성장했다.

앤트파이낸셜이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해 중국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은 이후 금융 회사라기보다는 기술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바꾸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앤트파이낸셜은 23일, 중국 기업 및 상거래 규제기관으로부터 앤트테크놀로지그룹(Ant Technology Group Co.)으로 명칭 변경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현재 중국어 법적 이름은 ‘제지앙 앤트 스몰 앤 마이크로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Zhejiang Ant Small and Micro Financial Services Group, 浙江螞蟻金融服务集团)이다. 여기에서 회사 본거지인 지역 이름이 빠졌다. 또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이 빠지고 대신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가 들어갔다.

이 회사의 대변인은 영어명으로 ‘앤트 그룹’(Ant Group)을 사용할 것이며, 금융을 포함해 ‘혁신적인 글로벌 기술 제공자’로서의 역할이 새 이름에 더 잘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로 회사 직원의 60% 이상이 기술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4년 설립된 앤트는 2018년 6월에 사모 방식으로 140억 달러(17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기업가치 1500억 달러(180조원)로 평가받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알리페이는 현재 9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중국 양대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 중 하나이다. 앤트는 또 중국 최대 규모의 MMF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며 여러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출을 제공하고, 신용평가 사업도 하고 있다.

앤트는 또 앤트의 플랫폼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앤트의 기술을 이용해 자체 웹사이트를 구축한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챙긴다. 이 회사는 앞서 투자자들에게 올해 회사 수익의 절반 이상이 기술 서비스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17년에는 35% 수준이었다. 회사는 전체 매출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금융 규제 당국은 앤트의 성장 야망을 위협해 왔다. 앤트가 운영하는 MMF가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자 다른 은행들의 예금을 잠식한다며 펀드의 규모와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앤트는 다른 자산운용사들로 하여금 자사 플랫폼에서 비슷한 펀드를 팔도록 허용했고, 펀드 규모를 크게 줄였다.

중국 규제당국은 또 알리페이를 포함한 제3자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고객 자금을 시중 은행 계좌에 보관하고 정부 플랫폼을 통해 결제 거래를 명확히 하도록 의무화했다.

인터넷 금융기업에 대한 당국의 간섭과 규제가 심해지자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징동 등 4대 인터넷 거인 중 텐센트를 제외한 세 곳이 금융 자회사 이름에서 ‘금융’이라는 단어를 뺐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京東)의 금융 자회사 ‘징둥금융’도 지난 2018년에 사명을 ‘징둥디지털테크놀로지’로 바꾼 바 있다.

앤트도 그 동안 금융 서비스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노력해 왔다. 앤트의 경영진은 앤트가 '핀테크' (fintech) 기업으로 보다는 '테크핀'(TechFin) 기업으로 불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해 왔다. 앤트는 지난 3월, 식료품 배달업체부터 호텔, 운송업체까지 4000만 개의 서비스 제공업체를 사용자와 연결하는 ‘원스톱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