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7월 서울 분양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제한 실시를 앞두고 건설사들도 분양 경쟁에 들어갔다. 하반기 특히 주목할 지역은 서울 은평구다. 수색·증산 뉴타운에서만 4000여 가구가 넘는 분양물량이 7월과 8월 쏟아진다. 6.17 대책 이후 관망세에 들어선 투자 수요가 수색·증산 뉴타운 일대로 향할지 이목이 쏠린다.

부동산114에 의하면 오는 7월과 8월 서울에서 예정된 분양물량은 대략 2만1853세대에 달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 서울 재개발 물량의 대다수는 은평구에서 공급된다. 특히 7월과 8월에만 1464가구의 수색13구역과 1386가구의 증산2구역, 1223가구의 수색6구역, 672가구의 수색7구역 등에서 총 4745가구가 줄줄히 분양된다.

상암·수색 개발에 입주 단지 가격 상승

수색·증산 뉴타운 일대의 대표 개발 호재로는 수색 역세권 개발 사업이 꼽힌다. 지하철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통과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DMC역)과 수색역 일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사업으로 상암동과 수색 일대의 뉴타운이 같은 생활권에 묶이게 된다. 이미 입주를 앞둔 수색·증산 뉴타운 내 일부 단지는 호가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 수색역 인근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이달 30일부터 8월 28일까지 입주가 진행되는 DMC롯데캐슬더퍼스트(수색4구역)의 입주권 가격은 이미 분양가의 2배를 넘었다. 해당 단지 인근의 중개업자에 따르면 84㎡의 분양가는 5억7000만원이었지만 현재 조합원 입주권은 11억7000만원에서 12억원까지 호가하는 실정이다.

해당 업자에 따르면 내년 11월 입주를 앞둔 ‘DMC SK VIEW’(수색9구역) 역시 분양 물량이 적었던 만큼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7월에 분양하는 단지들은 증산·수색 뉴타운에서도 알짜 입지에 속한다는 것이 DMC역 인근 중개업자들의 주장이다. 한 업자는 “증산2구역은 수색9구역과 함께 DMC역과 가장 가까운 단지다. 대단지고 입지가 좋아 관련 문의가 많다. 향후 인근 대장주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당 업자에 따르면 해당 단지 역시 대형 평수의 경우 조합원 분양권이 6억대까지 붙었다.

‘6.17 대책’, 은평구 재개발 사업엔 수혜?

6.17 대책으로 수색·증산 뉴타운 일대의 투자자들 역시 상당히 움츠러든 상황이다. 현지 업자와 중개업자들은 그러나 해당 지역의 청약 열기가 오히려 더 뜨거워 질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이번 대책으로 은평구 등 중저가 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 수색6구역 인근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중개업자들은 6.17 대책으로 ‘수색이 뒤집혔다’고 표현했다. 전매제한에 대한 기존 우회책이 막힐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매수를 원하는 매수인이 입주를 앞둔 아파트 등의 물건에 전세로 계약하고, 물건에 대한 등기가 나면 매매를 진행한다는 매매예약 계약서를 쓰는 방식이 전세 대출액 감소로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반면 이런 ‘꼼수’가 막히면서 기존 수요 등이 고스란히 해당 지역의 청약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지 업자들은 7월 분양을 앞둔 수색·증산 뉴타운 단지들의 청약 경쟁률이 기 분양 단지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관련 단지들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중개업자는 “인프라 구성은 아직 미흡하지만 수색·증산 일대에 대한 미래가치는 충분하다. 7, 8월 이후 수색·증산 뉴타운에서 언제 다시 대규모 공급이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분양열기는 더욱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색역 인근의 한 업자 역시 “7월·8월 일대 청약 경쟁률이 많이 상승할 것이다. 가점이 70점은 넘어야 당첨을 생각할 수 있다”라면서 “고양 덕은 지구의 84㎡의 3.3㎡당 가격이 2500만원인데 비해 수색역의 예상 분양가는 3.3㎡ 2100만원이라 분양가로도 상당히 매력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6.17 대책이 청약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가수요 차단은 일부 있겠지만 이미 청약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다. 분상제 등의 영향으로 유입되는 수요도 있다. 따라서 기존 청약 시장에 나타나는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은평구 등 서울 중저가 지역에 풍선효과 나타날 것”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6.17 대책으로 투기 과열 지구 등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서울의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윤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6.17 대책으로 일부 토지거래허가 지역이나 재건축 시장 외에는 강한 규제가 적용됐다고 보기 힘들어졌다. 결국 같은 규제라면 서울 중저가 지역으로 다시 수요가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이어 ”따라서 향후 은평구나 금천구, 구로구 등과 노원·강북구 등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 대한 풍선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