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왼쪽),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오른쪽). 출처=KB증권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KB증권이 최근 카카오뱅크와 손잡으며 올 하반기 개인투자자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특히 KB증권은 코로나19 발발 이전부터 준비한 언택트(비대면)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또한 코로나19 여파가 남은 금융투자 시장에서 언택트 마케팅 중심의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최근 증권업계는 라임펀드, DLF(파생결합펀드)사태, 옵티머스 펀드 등 사모펀드와 불완전판매로 인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이에 KB증권은 IB(투자은행)와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채권 시장을 선도하며, 착한 투자 혹은 사회적 책임 투자 등을 강화해 ‘신뢰’를 앞세워 투자자들에게 접근한다.

수탁수수료 52.83% 늘어…비대면 개인투자자 공략

올해 1분기 국내외 증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례없는 변동성을 경험했다. 때문에 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뛰어들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증권이 올 1분기에만 거둬들인 수탁수수료는 1083억9854만3848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709억2524만3625원과 비교하면 무려 52.83% 증가했다.

이는 KB증권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증권사들은 이처럼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금융투자 시장에 몰려든 만큼, 이들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증권도 이에 발맞춰 올 하반기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 출처=카카오뱅크 갈무리

KB증권은 최근 카카오뱅크를 통한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오픈했다. 개인투자자들이 KB증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배려했다. 이는 카카오뱅크 앱(APP) 내 제휴서비스에서 ‘증권사 주식계좌’ 메뉴를 선택한 뒤 약관에 동의, 카카오뱅크 입출금 연결계좌 선택, 비밀번호 설정, 신분증 촬영 등의 절차를 거치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특히 KB증권은 이번 카카오뱅크와 협업으로 계좌를 개설한 뒤 카카오페이 인증 등 본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간편하게 증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KB증권은 추가적인 개인투자자 확보를 위해 카카오뱅크와 내달 14일까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카카오뱅크를 통해 KB증권 위탁계좌를 처음 개설하는 개인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5000원의 계좌 개설 축하금 △프라임클럽(Prime Club) 서비스 5개월 무료 구독 혜택, △국내 온라인 주식 위탁수수료 혜택 등을 제공한다.

▲ KB증권은 카카오뱅크를 통해 계좌를 개설하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출처=KB증권

 

코로나19 전부터 이미 준비한 ‘언택트 마케팅’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객과 마주하지 않고 서비스와 상품 등을 판매하는 ‘언택트 마케팅’이 급부상하고 있다. KB증권은 코로나19가 확산 이전부터 언택트 소비를 준비하고 준비해왔다.

이미 지난 2월부터 KB증권은 프라임센터를 오픈해 소액투자자와 온라인 고객들도 금융전문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언택트 고객들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자산관리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KB증권만의 특화된 디지털자산관리서비스다.

특히 KB증권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월 1만원의 소액 구독료를 통한 회원제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인 ‘프라임클럽 서비스’를 시행했다. 언택트 고객들에게 MTS ‘마블(M-able)’을 통해 필요한 투자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 유선상으로 프라임PB(프라이빗뱅커)의 컨설팅까지 제공한다.

KB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프라임클럽 서비스는 업계 최초로 구독경제 모델을 도입한 사례다. 구독경제란 일정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KB증권 관계자는 “프라임클럽 서비스의 경우 적은 투자금액에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데다 구독료 또한 소액이라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프라임클럽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들은 전용 투자 정보와 혜택을 제공받는다. 예를 들면 주식 투자자의 경우 장 시작 때부터 종료 때까지의 시장주도주, 기관·외국인의 실시간 수급분석 정보, 기술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매매타이밍 정보, 전용 증권 방송 등 차별화된 투자정보를 시간대별로 제공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영업점 혹은 투자정보 파트에서 오랜 기간 투자자문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또 자신에게 맞는 PB를 ‘나만의 전문 상담가’로 지정해 지속적인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개인고객 맞춤형 3개월 단기 발행어음 내놔
▲ 출처=KB금융그룹

KB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행어음 신규 상품도 출시했다. 신규 상품은 ‘KB 에이블 스텝업(able Step-Up) 발행어음’이다. 이 상품은 가입 시 KB증권의 3개월 만기 발행어음을 1년 이내 범위에서 3개월 만기 때마다 간편하게 재투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 1년간 KB증권 발행어음 고객의 거래 패턴을 분석했더니 대다수의 개인고객들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12개월 등 중장기 발행어음을 매수하고 싶어 했다”면서도 “긴급자금이 필요해 중도 해지할 경우 손해가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단기물 위주의 발행어음 상품에 가입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해당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에 가입하는 개인투자자들은 3개월 만기 때마다 위약금 없이 상품을 해지할 수 있다. 또 만기 시 상품 가입 유지를 결정하면 수익률이 상향된 3개월 만기 발행어음을 약정 수익으로 재매수할 수 있다. 이는 중장기 발행어음을 매수한 효과를 볼 수 있다.

1~2년 중장기 투자가 아닌 3개월 단기 투자로 개인투자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 상품의 수익률은 1년 동안 3개월 1.00%, 6개월 1.05%, 9개월 1.10%, 12개월 1.15%를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책임투자 니즈 있는 투자자 대상 ESG채권 제안

최근 금융투자시장은 착한 투자, 사회적책임 투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KB증권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채권에도 집중한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ESG채권은 총 3종류다. 먼저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와 인프라 사업에 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그린본드(Green Bond)가 있다. 또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본드(Social Bond)가 또 다른 하나다. 그린본드와 소셜본드의 목적이 결합된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도 국내에서 발행 중인 ESG 채권 중 하나다.

국내 원화표시 ESG채권시장은 공기업 발전자회사, 금융기관의 발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의 MBS(주택저당증권) 등을 제외하면 지난해 말 기준 원화 ESG채권 발행은 17건으로 약 3조9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KB증권은 발행금액의 약 49%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비금융 기업 최초로 3000억원 규모의 한국수력원자력 소셜본드 발행을 주관했다”며 “제조업 최초로 발행된 SK에너지의 그린본드 대표주관과 GS칼텍스 그린본드 발행의 대표주관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KB증권이 발행한 ESG채권은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뿐만 아니라 탄소·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설비투자, 노동기준 또는 작업환경의 안전성 제고 등을 위한 투자 등 광범위한 범위에 적용 가능하다. KB증권은 책임투자에 대한 니즈가 있는 투자자들을 파악해 향후 ESG채권을 적극 제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