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현미경으로 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으로 바이러스 입자를 둘러싼 돌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바이러스 입자들이 왕관모양의 돌기를 나타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한다. 출처=마크로젠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로나19 완치된 후에도 면역력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우한대 중난병원 의료진과 미국 텍사스주 갤버스턴에 위치한 텍사스대학 연구진들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 있는 병원 종사자 2만3387명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대상자들은 모두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다수 거쳐 간 병원에서 근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2만3000여 명의 병원 종사자 중 최소 4분의 1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4월 말까지 항체를 보유한 사람은 약 4%에 불과했다.

연구진들은 “코로나19 감염됐더라도 장기간 항체가 지속될 확률이 낮다”고 결론 내렸다. 이 연구는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medRxiv)에 지난 16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검토를 거치진 않았다.

연구진은 우한대 중난병원의 의료진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비율과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감염률을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16일까지 중난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의료진은 2.88%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초반 우한 병원의 의료진 등이 적절한 의료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확진자를 접촉한 점과 무증상 확진자 등을 고려해 병원 종사자 중 25%가 감염됐었을 것이라고 추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월 7일 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에 중국 우한 중난병원의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4명이 병원 안에서 감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바이러스 침입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 글로불린(항체)은 총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이중 장기 면역성을 담당하는 항체는 주로 면역 글로불린G(IgG)다. 그런데, IgG 항체검사에서 양성을 받은 병원 종사자 비율은 코로나19 감염자 추정치(25%)보다 크게 낮은 4%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우한지역의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입원했던 환자 1470명에 대한 항체검사도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확진자는 증상이 나타나고 19일 이내에 IgG 항체가 생겼다. 하지만 이 중 10% 이상이 추후 IgG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서 완치되고 나서 IgG 항체가 사라졌을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해결하려는 전 세계의 노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 생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백신 개발 연구에서부터 스웨덴이 시도하는 집단면역까지 많은 대응책이 코로나19 완치자에게는 장기간 몸을 보호해주는 항체가 형성된다는 가정에서 비롯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칫 이런 전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집단 면역, 공중 보건 전략, 백신 개발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