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힘들게 훈련시킬 필요 없고, 먹이도 주지 않아도 되며 굳이 도우미를 써가며 산책시킬 필요도 없는 개를 원하는가?

로봇전문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가 로봇 개 스팟(Spot)을 기업 상대로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아마도 당신은 갖기 어려울지 모른다. 물론 스팟은 끼니 때마다 먹이를 챙겨주지 않아도 사람이 시키는 웬만한 일을 거뜬히 해낼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기 이번 주 스팟의 가격이 7만 4500달러(9000만원)라며 이달부터 예약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개처럼 다리가 네 개인 이 민첩한 로봇은 달리기, 계단 오르기, 심지어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시기에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 홍보까지 하는 등 못하는 일이 거의 없다.

회사는 자사 웹사이트에 "지금까지 국내외 대기업들과 연구기관에만 판매 또는 대여해 왔던 로봇개를 살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건설현장이나 유사한 상황에서 순찰이나 검사 목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회장 겸 설립자인 마크 레이버트 박사는 "스팟의 정교한 소프트웨어와 고성능 기계 설계가 결합되어, 인간이 수행하기 어렵고 위험한 작업을 스팟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스팟을 사용하여 기존의 자동화 로봇들이 성공하지 못한 환경과 작업에서 인간의 안전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팟은 매우 역동적이다. 초당 5.2피트(1.6m) 속도로 달릴 수 있으며, 눈 기능을 하는 카메라는360도 시야를 제공한다. 먼지나 물에 충분히 견디고 -4~113℉(-20~45℃)의 온도에서 무난하게 작동할 수 있다.

▲ 스팟이 싱가포르 공원을 돌며 사람들에게 거리두기 홍보 캠페인을 버리고 있다.    출처= ODT

이번에 가장 크게 개선된 점은 자율성이다. 기존 스팟은 사람이 교육하면 이를 따라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사람이 태블릿이나 조이스틱으로 이동 경로를 학습시키면 스팟은 이를 토대로 스스로 움직였다. 장애물 회피와 경로 재탐색 기능은 갖추고 있었지만, 속도· 거리· 방향 등은 사용자가 지정해 줘야 했다.

새 스팟도 복잡한 주변환경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사람이 개입해야 하지만 이 같은 과정을 거치고 나면 최종 목적지는 물론 다른 지점으로도 혼자 이동할 수 있다. 스스로 목적지를 설정해 혼자서 어느 곳이든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의사결정 트리 기반 시스템을 통해 프로그래밍 할 수 있어, 사용자는 탐색, 감지 및 동작 명령을 유용한 동작으로 통합할 수 있다

레이버트 박사는 “로봇을 단순하게 만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회사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별해 생산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문 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6주에서 8주로 예상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2015년 스팟을 처음 선보였다. 소개 동영상은 730만 조회를 기록했으며, 이후 수 년 동안 이어진 업데이트 동영상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학내 기업으로 시작해 2013년 구글에 인수되었다. 구글은 4년 후, 인간의 감정을 읽는 세계 최초의 로봇으로 알려진 페퍼(Pepper)를 개발한 소프트뱅크에 이 회사를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