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의 새로운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아프리카의 아마존 주미아(Zumia)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출처= Zumi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는 아프리카에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가져다주었지만, 그로 인한 지역 폐쇄가 그동안 더디게 움직였던 아프리카 대륙의 소비자들을 온라인으로 이끌고 있다.

2017년 아프리카 전체에 온라인 쇼핑자는 2,100만 명에 불과했다. 이는 스페인 한 나라의 온라인 쇼핑객 숫자와 비슷하다. 유엔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쇼핑객의 2%도 되지 않는 숫자다.

코로나19는 6월 18일 현재 아프리카에서 26만 명 이상의 감염자를 발생시켰고, 각국이 봉쇄령을 내리면서 많은 노천 시장과 소매상들은 문을 닫았고 소비자들은 집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자 대륙 전역의 디지털 기업가들이 상품 주문을 받고 배달까지 해주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의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경제 책임자인 토브욘 프레드릭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에서 전자상거래는 턴키 솔루션으로 제공된다”며 "그래서 공급 업체들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식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시대 열리나

팜크라우디(Farmcrowdy)는 2016년 나이지리아의 소규모 농부들에게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4월부터, 사람들이 농부로부터 신선한 식품을 직접 살 수 있는 온라인 장터 팜크라우디 푸드(Farmcrowdy Foods)를 시작했다.

이 회사의 케네스 오비아줄루 전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2019년부터 농산물을 거래하는 시장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나이지리아가 지역 봉쇄령을 내리면서 농부들이 농산물을 판매하기 어려워지면서 예정보다 앞당겨 빠르게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팜크라우디는 이 플랫폼을 통해 북부 농촌 지역의 2만 5000여 농가의 네트워크로부터 농산물을 받아 수요가 가장 많은 라고스(Lagos) 인근의 남부 저장시설로 운송한다.

"플랫폼에 우리가 농민들로부터 직접 조달한 농산물을 모두 올려 놓으면 소비자 개개인이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고 우리가 집까지 배달해 줍니다.”

출범 이후 여러 가지가 제한된 실험 단계에서도 왓츠앱(WhatsApp)과 모바일 앱을 통해 2000건이 넘는 주문을 받았다.

디지털 결제회사로 시작한 스타트업 플러터웨이브(Flutterwave)도 지난 4월 온라인 장터를 개설해 기업들이 각종 제품을 올려 판매하게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재 15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오루그벤가 아그불라는, 지역 봉쇄로 판로가 막힌 1000여개의 중소기업이 이 장터에서 상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아프리카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주미아(Jumia)는 식당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음식배달 서비스가 타격을 입었지만 3월 중순 이후 식료품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 팜크라우디(Farmcrowdy)는 고객들에게 ‘농작물 생산부터 소비까지’ 토탈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Farmcrowdy

검은 대륙에도 쇼핑 습관은 변한다

비록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코로나 이전에도 아프리카의 전자 상거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었다. UNCTAD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아프리카의 온라인 쇼핑객 수는 매년 21%씩 증가해 세계 평균 성장률인 12%보다 2배 가까이 높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성장이 더 빨라졌다.

시장조사회사 닐슨(Nielsen)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케냐의 온라인 소비자 중 약 30%가 봉쇄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의 쇼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프레드릭슨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서비스로의 전환이 쉽게 늘어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광대역 접속과 교통 등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지요.”

팜크라우디의 오비아줄루 전무는 가장 큰 장애물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코로나가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구매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직접 시장에 가지 않고도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우리는 그 새로운 노멀을 위해 우리 자신을 준비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