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고객을 홀대하는 주장이 또 나오고 있다. 다만 이 문제는 현지 사정을 면밀히 살피고 판단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울트라 언락폰을 아마존에서 110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 출고가가 많이 내려가기는 했으나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갤럭시S20 울트라의 가격은 파격적이다.

LG전자의 LG벨벳도 최근 글로벌 출시에 돌입한 가운데 해외에서 국내와 비교해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 이유로 국내 업계에서는 “해외에서 저렴하게 팔고, 국내에서는 비싸게 파는 것은 결국 국내 고객들을 ‘호갱’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 출처=삼성전자

다만 이 문제를 명확하게 판단하려면 각 지역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이 미국에서 1+1 판매로까지 풀리며 국내 고객 호갱론이 불거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당시 “현지의 파격적인 할인은 삼성전자의 소관이 아닌 미국 통신사의 소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출시 과정에서 통신사들이 중심을 잡고 프로모션을 벌인다.

미국 통신사 특유의 스마트폰 판매 방식도 잘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통신사 1+1 캠페인을 보면 단말기에 2년을 약정하고 2개의 회선을 동시에 사용하는 조건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며, 지불 계좌가 동일해야 하고 2개의 회선 중 하나는 신규 회선으로 가입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의무가 있다. 마냥 파격적인 프로모션은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미국 고객들을 위해 지나친 혜택을 베푼다는 주장을 명확하게 판단하려면, 미국 통신사들이 프로모션에 돌입하며 마치 '단말기 출고가를 할인하는 것처럼 표현한다는 점' 등을 간파해 살펴야 한다. 제조사의 프로모션 역할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각 지역에 맞는 판매 전략을 고려하면, 국내 고객 호갱론은 설득력을 상실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통신사들이 외국처럼 파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서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국내 통신업계에는 단통법 시행 등으로 프로모션의 한계가 명확하다.

결국 삼성전자는 국내 고객을 호갱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며, 해외에서는 통신사들이 판매 프로세스를 좌우하기 때문에 마치 제조사가 ‘장난을 치는 것 같은’ 일종의 착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단통법 등의 영향으로 국내 통신사들이 외국의 통신사들처럼 파격적인 프로모션에 돌입하지 못하는 현상도 고려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