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권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신축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구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앞지르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이는 주택시장 내 신·구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축 아파트의 매매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구축의 경우 이를 훨씬 밑도는 가격 상승폭을 보이면서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

19일 부동산114 자료를 살펴보면, 전국의 입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재건축 제외)은 지난 2015~2019년까지 1080만원에서 1720만원으로 59.26%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입주 10년 초과 구축 아파트는 941만원에서 1184만원으로 25.82% 오르면서 새 아파트 가격 상승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재건축 제외)에 따른 가격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5월 기준 전국 기준 신축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은 5억7122만원으로 구축 아파트 3억7714만원과는 무려 1억9408만원 차이를 보였다. 5년 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6694만원에 불과했던 신·구 아파트의 가격차가 약 5년 만에 3배 가량 벌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무려 11곳에서 새 아파트 전세가격이 헌 아파트 매매가격을 앞질렀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광주광역시는 5월 기준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재건축 제외)이 3억4689만원으로 10년 초과 구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2억2,622만원)보다 무려 1억2000만원 이상 높았다.

이밖에 인천광역시, 부산광역시, 세종특별시, 강원도, 충청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 등에서 신축 아파트 전세가격이 구축 아파트 매매가격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신·구 아파트 가격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최신 주거 트렌드가 반영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노후도가 올라가는 가운데 신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의 10년 초과 재고 아파트는 무려 825만2039가구로 전체 재고 물량(1109만8291가구)의 74.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전국 기준 입주 5년 이하 아파트는 15.25%(169만3130가구)에 불과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청약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전달(2417만755명)보다 15만8675명 늘어난 2432만888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306만5,368명 대비, 무려 126만3520명이나 증가했다.

분양시장 열기도 뜨겁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1~5월) 1순위 청약에서 수 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12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19년 1~5월, 3곳)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이상 늘었다. 한국감정원 자료 기준 분양권 전매 거래 건수 역시 올해 1~4월 기준 4만781건으로 작년 동기간 3만471건 보다 1만 건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주택 수요자들은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삶의 질을 위해 새 아파트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 전매제한 강화 등 각종 규제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희소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