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쌍용자동차 서울사무소에서 티볼리 KD 판매와 플랫폼 기술협력에 대한 기본 계약 체결식이 진행되는 모습. 왼쪽부터 신용복 송과모터스 총재,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 사장, 김종진 효림정공 사장. 출처= 쌍용자동차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쌍용자동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나섰다. 이번 사업은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쌍용차에 호재다.

쌍용차는 중국 전기차 업체 송과모터스(SONGUO), 자동차 부품업체 효림정공(HYOLIM) 등 두 업체와 티볼리 반조립제품(KD) 판매 및 플랫폼 기술협력에 대한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8일 쌍용차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된 체결식에는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 사장과 신용복 송과모터스 총재, 김종진 효림정공 사장 등 각사별 최고경영자가 참석했다.

3사는 이번 기본계약을 시작으로 향후 구체적인 세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송과모터스는 전기차 회사로 중국, 불가리아 등지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포승산업공단에도 현재 전기차 조립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효림정공은 자동차 구동축(액슬)과 차체(샤시) 모듈을 전문 생산하는 업체다. 앞서 쌍용차의 로디우스의 샤시를 비롯해 무쏘·렉스턴 등 차종의 액슬을 생산했다.

송과모터스는 빠르면 올 연말부터 쌍용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를 수출지역의 사정에 특화한 KD 형태로 생산한 뒤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할 예정이다. 또 티볼리 플랫폼을 활용한 송과모터스 고유 모델을 개발해 산둥성 덕주시 하이-테크존에 위치한 현지 생산공장에서 연 6만대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송과모터스가 진출하려는 지역은 대륙 차원에서 볼 때 쌍용차와 중복된다. 쌍용차도 아프리카, 중동, 중국에서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송과모터스는 다만 쌍용차가 앞서 진출한 국가를 제외한 나라에서 해당 모델을 판매함으로써 양사간 제품 수요 간섭을 피할 계획이다.

쌍용차가 이번에 자동차 플랫폼을 수익원으로 발굴한 것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이례적인 사례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나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은 내부 라인업이나 글로벌 사업장별 현지 제품에 내수용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타사와 플랫폼을 함께 쓰는 사례는 그간 없었다.

쌍용차의 또 다른 파트너사인 효림정공은 이번 협력을 통해 향후 송과모터스의 생산 모델에 적용될 액슬을 개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판매 물량을 늘리고 경영정상화 작업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쌍용차는 앞으로 SUV 분야 노하우를 바탕으로 플랫폼 활용 사업, 베어샤시(Bare Chassis) 판매 등 신규 수익 사업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