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17일 우선주 주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보통주에 이어 우선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우선주는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나오는 등 투자 과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한 시장의 흐름이 반영돼 상승장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우선주의 변동성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우선주의 경우 보통주와 비교해 발행량과 거래량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주가 변동에 취약하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주는 쉽게 말해 보통주와 비교하면 특정한 우선권을 부여한 주식이다. 우선권이 있는 대신 보통주와 달리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보통 배당에 대해서 보통주보다 약간의 이익을 보장받지만 가격은 더 낮은 편이다. 주식시장에서 “회사명+우”라고 표기되어 거래된다.


우선주 급등행렬 이어져…코로나19 쇼크 이후 상승장 효과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목 중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16개 중 15개가 우선주다. 특히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이번 달 2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지난 9일, 12일 제외하고 연일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9일 5만4300원으로 거래되던 이 주식은 현재 74만4000원으로 올라 1370%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다른 우선주들도 이번 달 들어 급등세를 탔다. 일양약품우, 한화우 경우 지난 2일과 비교해 각각 375%, 284%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의 상승세는 보통주의 호재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 2일 23조6000억 규모의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선 100척을 공동수주했다는 소식이 주효했다. 일양약품은 자제 개발 중인 신약 ‘슈펙트’가 지난달 말 러시아 정부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효과 입증에 대한 임상 3상 소식이 있었고, 한화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미국 수소차회사 니콜라가 급등한 것이 호재다.

▲ 삼성중공업 우선주가 연일 상한가 행진 중이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출처=삼성중공업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우선주 급등은 코로나19 쇼크 이후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순환매가 유입되고, 저금리로 인해 배당 매력이 부각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주가 상승세에서 비교적 잠잠했던 우선주들이 이제야 빛을 본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19일 바닥을 쳤던 증시는 지난달 말까지 39.24% 상승했으나,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28.33% 상승을 기록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저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증시에 들어온 자금들이 비교적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순환매 장세에서 우선주의 매력이 주목받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전망됨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에 긍정적인 환경이 지속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우선주 급등세 너무 커…보통주 하락에도 상한가


하지만 이런 이유들만 가지고는 최근 급등세를 설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삼성중공업 보통주 주가의 경우 지난 2~3일 연속 상승해 60% 이상 급등했으나, 이후 주춤하며 지난 1일 종가와 비교해 불과 29.9% 오른 6470원으로 17일 거래를 마쳤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보통주 대비 10배 정도였던 우선주 주가는 17일 114배 수준까지 올랐다.

▲ 삼성중공업 보통주(왼쪽),우선주(오른쪽)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금융

심지어 일부 우선주들은 이유도 알 수 없이 오르고 있다. 17일 상한가를 기록한 SK증권 우선주와 KG동부제철 우선주가 대표적이다. SK증권 보통주는 전장 대비 11.6% 하락했으며, KG동부제철도 이번 주 들어 15.2%의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우선주의 가장 큰 문제는 보통주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될 수 있는 주식수도 소규모인 데다가 주가도 저렴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자금이 조그만 유입되어도 주가가 급등하고, 악재에도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주식을 팔고 싶어도 매도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금이 묶일 수도 있다.

실제 최근 급등한 우선주들은 보통주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전체 상장주식은 각각 11만4845주에 불과하다. 보통주는 6억3000만주다.

일각에서는 일부 개인이나 집단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시세조작까지 가능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비정상적으로 오르던 우선주는 하루아침에 급락하는 경우도 많다. 작년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가 불거지면서 인수후보로 거론된 기업들의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우선주가 급등하면 주가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타다가 15일 주춤한 만큼, 언제든 다시 내림세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