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 리뷰(DB)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중국 수도 베이징의 문이 다시 닫히고 있다. 도시의 대형 농수산물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확진자 140명에 근접했다. 당국은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코로나 악재가 2차유행으로 돌아오면서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베이징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1명에 달한다. 이를 포함하면 지난 11일 이후 닷새 동안 모두 137명이 확진됐다. 베이징시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은 신파디(新發地) 시장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다. 

쉬허젠 베이징 시정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신규 확진자는 모두 농수산물 시장인 신파디 시장과 관련이 있다. 사람 간 감염과 물건을 통한 전파가 의심된다"면서 "16일 현재를 기점으로 코로나19 대응 등급을 3급에서 2급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매체 중앙TV(CCTV)는 보도했다. 신파디 시장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는 인접한 허베이성과 사천성에서도 보고된 상황이다. 

시의 방역 대응 등급이 2단계로 상향됨에 따라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시를 떠나고자 하는 시민들은 그 주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또 중위험군 지역으로 선정된 27개 지역에는 외부인과 자동차의 출입이 금지된다. 시내 택시 등 차량 서비스를 포함해 장거리 시외 버스 등 일부 대중 교통은 운영을 멈췄다. 대학교를 포함한 초·중·고등학교 전학년의 등교도 중단된다. 

베이징의 공항 2곳은 열려있지만,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하늘길도 다시 닫히고 있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과 다싱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의 각각 41.4%, 39.8%가 취소됐다. 베이징을 향하는 고속도로는 개방되어 있어, 앞서 봉쇄령이 내려졌던 후베이성 우한시보다 상대적으로 이동이 자유롭지만, 도시를 오가는 길이 속속 막히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선언하고 각종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경제 활성화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수도인 베이징에서 코로나19 2차 유행 조짐이 보이며 경제와 국제 교역이 회복되는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정치·경제 엘리트 계층이 거주하는 베이징시는 감염 확대에 따른 위험도가 높다. 도시 봉쇄 수준의 엄격한 방역 조치가 도입되면 중국의 경제 활동이나 최근 재개된 외국과의 왕래도 퇴보시킬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투자은행인 차이나 르네상승의 부르스 팡 책임자는 "최근 데이터는 국내 경제 활동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잠재된 코로나19 2차 유행 가능성은 소비 심리를 다시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고 CNBC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