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보툴리눔 톡신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통관 데이터로 추정되는 품목(HS코드 3002903090)의 5월 수출액은 218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5.6% 증가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부진했던 교역활동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서의 톡신 수출이 되살아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의 대중국 수출은 4월까지 역성장을 거듭했으나 5월 들어 1799만 달러로 급증했다. 5월 전체 수출액의 82.5%를 차지하는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저조했던 수출 실적을 단번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 2019.01~2020.05 톡신 관세청 수출데이터(HS코드 3002.90.3090) 출처=관세청
▲ 국가별 톡신 관세청 수출데이터. 출처=관세청, 하나금융투자

수출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개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큰 해외 진출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 휴젤은 약 1조원 규모로 성장한 중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제품명 보툴렉스)의 시판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중국은 현재 레티보에 대한 심사를 완료하고 최종 허가를 위한 보완자료를 휴젤에 요청한 상태다.

관련 업계는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이 3분기 내 중국에서 최종 시판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가 후 3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치면 연내 제품 판매도 가능하다.

애초 중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국내 기업은 메디톡스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2월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여러 굵직한 사안과 맞닥뜨리면서 중국 진출 계획이 후순위로 밀려났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은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식약처는 지난 4월 17일 메디톡스의 보톨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이 무허가 원료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판매·사용 중지 명령을 내리고 품목허가 취소를 위한 행정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이례적으로 두 번의 청문회를 열고 메디톡스에 소명기회를 준 식약처의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와 더불어 메디톡스는 균주 출처 여부를 놓고 대웅제약과 벌이고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도 중국 진출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메디톡신의 중국 진출은 국내에 산적해 있는 여러 이슈로 인해 잠시 홀딩된 상태"라며 "구체적인 시기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중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나보타'의 중국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중국 내 성형 분야로 유명한 상해교통대학부속병원 제9 병원을 포함한 12개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500여명의 미간 주름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나보타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뒤 2022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과 더불어 유럽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나보타(유럽 제품명 누시바)의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유럽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유럽연합(EU) 28개 국가와 유럽경제지역 3개국 등 유럽 31개국에서 미간 주름 개선 용도로 나보타를 판매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에 나보타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