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일부 지표개선 등 경제 안정 신호에도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신중론을 나타냈다. 그는 장기적인 경제 손상 위협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경고하며 정부에게 추가부양책을 요구했다. 또한 그는 연준이 개별 회사채를 매입하는 것은 애초 발표한 일정 수량에 그칠 것이라며 시장의 확대해석을 일축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 화상으로 출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까지 완전한 경기 회복은 가능하지 않을것 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의 5월 소매매출이 지난달과 비교해 17.7% 급증하며 2001년 사상 최대 상승 폭을 나타내는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됐다면서도 “여전히 생산과 고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회복 시기와 속도에 관해서도 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며 “경제적 불확실성은 대부분은 코로나19의 확산과 이에 대응하는 조처들이 어떤 결과를 낼지에 대한 불확실함에 기인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득계층 간 생활 수준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소수자, 여성 등 저소득 노동자들의 실업 충격이 가장 컸다”라면서 이는 오랜 사회경제적 격차에 따른 불평등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해 당국의 적극적인 부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경제에 장기적인 피해가 나타나는 것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직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며 실업자에 대한 지원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발표된 연준의 회사채 직접 매입 방침에 관해 “(연준이) 가격 신호를 파괴하는 코끼리처럼 채권 시장을 휘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시장 교란에 대한 우려와 연준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이에 관해 “개별 종목의 매입으로 회사채 매입 총량을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매입대상이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개별 채권 매입으로 이동하는(shifting away) 것”이라며 “개별 회사채 매입은 3월에 이미 발표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여건이 지속해서 개선된다면 우리는 기꺼이 매입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나 시장이 부정적인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면, 연준은 이에 개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언제든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수익률 곡선 제어(YCC·Yield Curve Control) 정책과 관련해서는 논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곡선 제어는 특정 만기 국채 수익률을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당 국채를 사고파는 것이다. 이는 다른 일반적인 양적 완화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시장에선 연준이 9월에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그는 마이너스 금리는 미국 경제에 적절하지 않다는 태도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연준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전격 인하하고 무제한 양적 완화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