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1957년에 개발돼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코스티코스테로이드 약물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은 코로나19 입원 환자 2104명에게 덱사메타손을 치료제로 활용한 후 이를 투약하지 않은 4321명의 환자와 비교한 결과 해당 약물이 코로나19 치명률을 대폭 낮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영국 정부는 이를 코로나19 치료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1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중증 코로나19 감염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시험 결과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 사망률을 35%가량 낮췄다. 덱사메타손은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에 염증을 억제 하기 위해 쓰이는 의약품이다. 이는 단기간 국소적 사용시 극적인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간 사용 시에는 면역계 억제에서 비롯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해당 임상은 무작위로 선정된 2104명의 코로나 환자에게 열흘 동안 하루에 한 번씩 6mg의 덱사메타손을 투여하고, 덱사메타손을 투여하지 않은 환자 그룹 4321명과 비교해 경과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덱사메타손을 투여하지 않은 환자 그룹의 사망률은 산소호흡기 치료 환자 41%, 기타 산소 치료 환자 25%, 호흡 지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 13%였다.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환자들의 사망률은 이에 비해 현격히 낮았다. 덱사메타손은 산소호흡기 치료 환자의 사망률을 3분의1(1/3), 기타 산소 치료 환자 사망률을 5분의1(1/5)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흡 지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 환자들에게는 큰 이점이 없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에 도입하면 숨진 산소호흡기 치료 대상 환자 8명 중 1명, 기타 산소 치료 대상 환자 25명 중 1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사용할 수 있었다면 영국에서 50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덱사메타손의 값은 영국에서 5파운드(7600원) 정도로 저렴해 널리 사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터 호비 옥스퍼드대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실제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현격하게 낮추는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약”이라면서 “나는 이것이 주요한 돌파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맷 핸콕 영국 보건부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덱사메타손이 영국 코로나19 표준 치료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영국 정부는 덱사메타손의 잠재력을 처음 발견한 3월부터 이를 비축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