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단 한대밖에 없는 '플레옐 리리코' 피아노가 이마트타운 월계점에 전시됐다. 사진=이마트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이마트타운 월계점에 전세계 단 3대뿐인 피아노 '플레옐 리리코'가 등장했다. '플레옐 리리코'는 쇼팽이 사랑한 '희귀 명품 피아노'다. 국내 외 이 피아노가 있는 곳은 러시아, 이탈리아뿐. 이 피아노는 왜 한국 할인점에 등장했을까?

16일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오프라인 매장 혁신이 또 다시 검증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오픈한 매장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통해서다. 월마트의 온라인 성공 사례를 'SSG닷컴'으로 답습했다면, 이마트 월계점은 오프라인 매장 혁신을 담았다.

특히, 이번 월계점 실험 핵심은 '사고 즐기는 공간' 그리고, '문화 체험 공간'이다. 이 일환으로 이마트는 '플레옐 피아노'를 6월 말까지 1층 '아트리움'에 전시해 이 마트타운 월계점을 예술 콘텐츠를 갖춘 복합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이제 정 부회장의 유통 혁신 실험은 끝이 없는 도전으로 통하고 있다는 게 재계 시선이다. 실험은 계속되지만, 골자는 '고객과의 공감'이란 하나의 방향을 향한다. 실제 정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로 고객과 공감하는 것이 이마트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란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과거 일렉트로맨과 영화 제작에 나서고, 스타필드를 통해 '신개념 쇼핑 테마파크'를 선보이며 야구장이나 테마파크를 경쟁상대로 지목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었다. 15일 월계점에 등장한 희귀명품 피아노 역시 이마트가 그리는 오프라인 매장 변화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성장 한계에 봉착한 이마트는 오늘도 온라인 채널과의 정면 승부를 펼치는 중이다. '고객과의 공감'이란 키워드로 대형마트에 '문화 콘텐츠' 옷을 입히는 정 부회장의 파격 실험은 현재 진행형이다. 

▲ 이마트타운 월계점.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공간의 활용… 먹고·놀고·배우고·즐긴다

우선 이마트 월계점을 통한 매장 변화의 핵심은 '공간의 활용'이 꼽힌다. 이마트가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준비하며 가장 고심하며 집중한 부분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달라야 한다'라는 점이었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했다. 

때문에 이마트는 '체험하고 즐겨라'라는 월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성공 사례를 상당부분 참고했다.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구성만 놓고 봐도 여타 대형매장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리뉴얼 과정에서 식음(F&B) 매장 30개를 비롯해 230평 규모 대형서점, 복합 실내 체험 공간(226평), 대형 가전매장과 트레이더스 등을 한데 모은 대신 그간 대형마트의 주력이었던 할인점 역할을 과감히 포기했다.

할인점 면적을 줄여 인근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도 대거 늘렸다. 이를 통해 상품 판매 중심 공간이 지역 주민들이 식음(F&B)과 문화,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했다.  

▲ 이마트타운 월계점.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식음(F&B) 매장은 무려 30개에 달한다. 유명 브런치카페 ‘카페 마마스’, 일본 가정식 ‘온기정’, 중식당 ‘매란방’ 등 검증된 맛집만 입점시켰다. 푸드코트 ‘엘리펀트’에는 유명 맛집은 물론, 1인 좌석(16석), ‘키즈존’을 신설해 편의를 높였다. '모임장소'가 부족했던 지역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2층 매장에 위치한 서점 ‘아크앤북(Arc N Book, 230평)’은 이 지역 유일한 대형 서점이다. '리딩테인먼트(Reading+Entertainment)' 형식으로 구성해 책과 라이프스타일 샵, 다이닝 공간으로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도록 고려했다.

‘바운스트램폴린(Vaunce Trampoline)’도 이마트타운 월계점 핵심 테넌트 중 하나다. 바운스트램폴린은 트램폴린부터 짚라인, 클라이밍까지 다양한 스포츠 액티비티를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아이들의 놀이터'로, 226평(747㎡) 규모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특색을 지닌 총 40여개 패션,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자리잡았다. 할인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위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지역, 없는게 너무 많더라…그래서 다 모았다"

이마트타운 월계점이 기존 점포들과 다른점은 '상권 분석'에도 있다. 인접 상권의 특수성을 어느정도 반영했는가란 것이다. 월계점 부근은 접근이 제한된 다소 특수한 지역, 그리고 안정된 상권이 형성된 지역, 시험무대로 삼기 좋다. 

▲ 출처=네이버지도 캡쳐

이마트 좌측으로는 1호선 광운대역과 철도기지가 위치한다. 거대한 철도기지가 마트와 광운대를 가로 막고 있고, 우측으로는 중랑천과 동부간선도로가 위치했다. 건너편 지역과도 상권이 단절됐다. 

반면 지역 상권은 적지 않다. 인점한 곳에만 7개 아파트단지가 위치해 있다. 건양노블레스(132가구)를 비롯해 한진한화그랑빌아파트(3003가구), 월계미성·미륭·삼호3차·삼호4차 아파트(4840가구), 월계사슴3단지(884가구) 등 8859가구가 모였다. 중랑천 건너의 상권을 더하면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잠재 고객은 크게 늘어난다. 아파트단지 상가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대형 상권이나 문화 복합시설은 없는 상황, 대형서점은 물론 큰 규모의 카페도 찾아 볼 수 없다. 

이 같이 이마트타운 월계점에는 할인점 매장의 장점 극대화, 체험 기회의 제공, 복합 문화공간 구성 등 오프라인 유통의 고민이 모두 담겼다. 그리고 첫 시도는 꽤나 성공적이란 평가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최초로 온라인사업(SSG닷컴) 부문을 독립하고,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도 담았다"며 "올해 투자 금액의 30%가 매장 리뉴얼에 집중된 만큼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의 특화에 주목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