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쌍용자동차의 지분 75%를 가지고 있는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배권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판매고 하락에 따라 쌍용차를 '손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말도 나온다.

산업은행이 내달 쌍용차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출처=쌍용자동차

"지배권 포기 검토"
로이터는 13일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도했다.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 밝히며 이를 두고 쌍용차에서 손을 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마힌드라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쌍용차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어려움이 커져가고 있으나 당시 입국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산은을 방문해 대주주 투자 계획, 쌍용차 자체 경영쇄신안 등을 제시했으며 예병태 쌍용차 사장과 함께 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만나기도 했다.

쌍용차도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마힌드라 그룹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신차 공동개발, 공동 소싱 등 시너지 극대화 작업을 전개할 것이라 밝혔다. 소위 한국GM 방식을 가동해 위기를 넘겠다는 각오다.

다만 지난 4월 마힌드라가 특별 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의 회생을 위한 신규자본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스텝이 꼬였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쌍용차 회생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선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마힌드라에서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점은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자구책이 연이어 가동되고 있으나 내년 4월 고엔카 사장 자리를 이어 받는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도 최근 쌍용차 지배 포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분위기가 헙악해지고 있다.

▲ 쌍용자동차 준중형 SUV 코란도. 출처= 쌍용자동차

전략적 판단?
쌍용차에 대한 위기가 커지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지난 4월 쌍용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양하면서도 고엔카 사장이 "한국시장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코로나19의 타격이 크기는 하지만 쌍용차의 가치는 여전하기 때문에 마힌드라가 완전한 '손절'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그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마힌드라의 이번 '액션'을 두고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압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쌍용차가 당장 내달 6일 700억원, 19일 200억원을 산은에 갚아야 하는 가운데 촉박한 시일을 두고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은이 조만간 쌍용차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쌍용차는 정부가 조성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을 바라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를 맞아 국책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민감한 시기, 마힌드라가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특단의 카드를 뽑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