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소 명동 본점 '셀프 계산대' 전경.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 6월11일 오후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다이소 명동 본점'. 지하 1층에 위치한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카드 전용 4대, 현금 전용 2대로 구성된 총 6대의 셀프계산대가 눈에 띈다. 5평 남짓한 공간에 나란히 위치한 셀프계산대 옆에는 직원 1명이 유인계산대 앞에 서 있다.

그는 '매의 눈'으로 살피다 셀프계산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고객이 있을 때마다 사용안내를 돕거나 유인계산대로 이동시켜 직접 결제를 했다. 한때 동남아·중국 관광객들에게 필수 관광 코스로 꼽혔던 명동 본점이지만, 내부에는 계산대에 서있는 점원 외 다른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셀프계산대가 설치된 지) 2달이 채 안됐다"고 말했다.

#. '다이소 종각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날 서울 종로에 위치한 '다이소 종각점'을 방문한 결과, 총 5층 규모 매장에 1층을 전면 셀프계산대 창구로 꾸며 놓고 있었다. 종각점에도 현금·카드 사용이 가능한 셀프계산대가 총 6개 놓여 있었고, 유인계산대는 1대뿐이었다. 차이점은 명동점내 1명에 그쳤던 안내 직원이 종각점에는 총 3명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1000~2000원 등 가성비를 앞세운 생활용품점 다이소 계산원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인사동부터 서울 시청까지 위치한 다이소 4곳을 무작위 방문한 결과 총 3곳에 무인결제시스템이 도입돼 있었다. 현장 직원들은 "명동본점과 종각역점의 경우 2개월이 채 안됐고, 서울시청점의 경우 3월 경부터 도입했다"고 말했다. 

SNS에서는 서울을 넘어 경기권(서울 철산·일원·구의·행신 등, 경기 광명·수원·시흥 등)에서 다이소 '셀프 계산대를 체험했다는 경험담이 수두룩하다. 아성다이소는 지난 3월부터 수도권내 주요 매장 10곳에 셀프계산대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할 경우, 지난 4월과 5월을 기점으로 '셀프 계산 체제'를 급속도로 확대·추진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이소에도 부는 흔들리는 '일자리 텃밭' 근간

QR코드를 기반한 다이소 셀프 계산대 계산방식은 복잡한 조작 없이도 사용이 가능했다. 현금과 카드 사용 두가지로 나뉘어진 셀프계산대 앞에 정면으로 서면 커다란 화면과 마주하게 된다. 이때 '시작하기' 화면을 '터치'하면 상품 승인으로 화면이 바뀐다.

▲ 다이소 명동 본점 '셀프 계산대'. 사진=전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다이소 제품들 상단 혹은 하단 한쪽 귀퉁이에는 가로X세로 각각 약 1.5cm 크기 QR코드가 새겨져 있다. QR코드를 찾아 셀프 계산대 화면 아래 위치한 작은 센서에 가까이 가져다 대면, 제품명과 가격이 표시되고 총 결제금액이 화면에 떠오른다. 

모든 제품들 QR코드 스캔이 종료됐다면, 결제하기 버튼을 터치. 그리고 오른쪽에 위치한 카드 삽입구에 카드를 꽂으면 모든 결제 완료다.

결제할 제품 가짓수마다 다르겠지만, 5~6가지 제품의 경우 QR코드 인식부터 결제까지 소요시간은 단 1분여 정도. 그간 긴줄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것과 비교하면 한층 간편하고 시간도 단축된다.

문제는 '일자리 텃밭' 근간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다이소 뿐 아니라 유통업계 매장은 진입이 비교적 쉬운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 현장에 꼽히곤 했다. 그러나 무인화되는 현 추세에 유통산업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다.

다이소 역시 물건을 진열하고 고객에게 위치를 찾아주는 이른마 '아줌마 직원'들에게 안성맞춤인 '국민가게'였다. 그간 아성다이소 역시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으로 경단녀를 유치해왔다. 아성다이소는 경단녀가 입사할 경우 통상 2년 계약직으로 채용했고, 2년 후 정규직 혹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고 했다.

이에 아성다이소는 비교적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보여왔다. 실제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성다이소의 지난 2017말 기준 비정규직(계약직, 단기알바) 비율은 정규직보다 약 3배 높았고, 이중 30~50대 여성비율은 약 78% 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다이소에서는 재계약이 갱신되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회경제 위기대응 시민사회대책위원회,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주최로 지난 3일 오후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피해사례와 사각지대 제로-ZERO운동의 방향 집담회'에서는 다이소에서 1년간 일했던 한 고졸 청년이 재계약을 하지 못한 사례가 포함돼 눈길을 모았다.

김창수 우리동네노동찾기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본이 인력을 줄이고 셀프계산대를 설치하는 것에 코로나19 국면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