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코로나19 수혜주로 떠오른 제약바이오 업계가 하반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다수의 국내 제약사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완전 종식 전까지 제약바이오 업계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약 업계는 다른 업종과 달리 실적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진단기업은 수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여줬고, 신약개발 기업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약사 1분기 실적 상승세 '쭉'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 초기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제약업계의 1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부 제약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기대 이상의 1분기 성적을 거뒀다. 생명과 직결된 만큼 약 처방까지 줄일 순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영업활동 축소로 인해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 상위 5개 제약사 분기 합산 실적 출처=신영증권

신영증권에 따르면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등 상위 5개 제약사의 1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영업이익은 8.7% 상승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비슷한 실적 추이가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종근당, 보령제약 등 오리지널 의약품 비중이 높은 제약사의 경우 1분기의 높은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실상 제약업계의 코로나19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산 진단키트, 코로나19 종식까지 수혜 지속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출 호조도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 치료제 부재 속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진단키트가 K바이오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현황 출처=관세청

관세청에 따르면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출액은 지난 4월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전인 1월과 2월에는 진단키트 수출액이 각각 3400달러, 64만2500달러로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3월(2410만달러)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4월 수출액은 2억123만달러로 3월보다 8.35배가량 증가했다. 수출국도 1월 1개에서 4월 103개로 크게 늘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과 무증상 전파자의 존재로 인해 코로나19 완전 종식 전까지 진단키트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며 "더욱이 치료제 부재로 인해 진단키트는 확진에서 완치 판정을 위한 보완재로써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기대감↑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 치열하다.

국가임상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임상정보 제공사이트 'ClinicalTrials.gov'에 신규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약물 중재 임상시험은 858건이다. 지난 3월 11일(56건) 대비 15.3배가 늘어난 규모다. 전체 임상시험 858건 중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은 825건, 백신 관련 임상시험은 33건이다.

특히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5월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치료제 개발에 대한 성공 기대감을 높였다.

▲ 코로나19 관련 국내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KoNECT

최근 우리나라도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13건의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치료제 임상시험이 12건, 백신 임상시험이 1건이다.

이 연구원은 "끝날 듯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종식이 간절해지는 만큼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성공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치료제 또는 백신 개발이 어려운 만큼 더 큰 기대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