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에 방문한 관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는 CGV용산아이파크몰.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한동안 소강상태에 들어가며 오프라인 모객(募客)이 주력 비즈니스인 업체들은 운영 정상화를 준비한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영화관이다. 주요 영화관들은 관객 수 급감으로 인한 어려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머지않아 정상화될 운영을 기대하며 다양한 콘텐츠들을 마련했다. 

그러나 코로나의 국내 확산이 다시 늘어나면서 영화관들은 다시 근심에 빠졌다. 

분위기 살아나는 극장가 

영화관 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6월 첫 주말인 6일과 7일의 전국 박스오피스 관객 수는 각각 16만5599명, 15만1337명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5일 기록한 11만4701명을 넘어서는 관객 수다. 코로나 확산 후 통상 주말 평균 전국 영화관 관객 수가 6만명에서 7만명 사이였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분위기다.

관객 수의 반등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지원사격’이 있었다. 영진위는 지난 1일부터 전국의 극장에 6000원 할인권을 배포하고 관객들이 2D 일반영화를 관람할 때에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작의 개봉도 관객 수 증가에 기여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2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극장에서는 수많은 신작들의 개봉이 미뤄져 과거 인기작들의 재상영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극장을 찾는 관객들은 신작에 대한 갈증이 누적됐다. 이에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침입자>와 10일에 개봉한 <결백>은 신작에 목마른 영화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랐다. 

▲ 간만에 개봉한 영화 신작에 관객들은 많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출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멀티플렉스들도 다시 극장을 찾을 관객들을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CGV는 영화 외에 다양한 콘텐츠들을 극장에서 소개하는 새로운 브랜드 ‘스콘(Special CONtents의 줄임말)’을 선보였다. 메가박스는 지난 9일 글로벌 영상·음향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돌비(DOLBY)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삼성동 코엑스점에 국내 최초로 ‘돌비 시네마’를 개관한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는 관객들에게 선착순으로 영화관람 할인권을 제공하는 ‘무비싸다구’ 이벤트를 여는가 하면  지난 11일에는 서울 강남구에 총 7개관 847석 규모의 롯데시네마 도곡점을 열었다. 

멀티플렉스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 

그러나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영화관들은 여러 가지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러한 가운데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영화 시사회 참여자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영화관에 대한 관객들의 불안감은 다시 증폭됐다. 인력들이 많이 모이는 다양한 곳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사례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영화관을 통한 확진이 보고된 사례는 없었다. 만약 이 시사회를 통한 코로나19의 확산이 일어난다면 극장가는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 코로나19로 인해 한산한 국내 한 영화관.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멀티플렉스 업체 A사 관계자는 “국내 확진자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관객 여러분들이 서서히 다시 극장을 다시 찾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었고 극장들도 그에 맞춰 다시 정상적 운영을 준비하고 있었다”라면서 “그러나 다시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또 극장이 연관돼있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주요 멀티플렉스들은 현재 굉장히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정부 주도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올라가면 극장들은 또 다시 일부 점포의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면서 “정상화를 준비하려고 해도 현재와 같은 긴장 상황이 언제 또 다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멀티플렉스 업체들은 그야말로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