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백신후보 3개 각각 임상 3상 시작

일라이릴리 “9월 항체치료제 승인받을 것으로 기대”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최고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글로벌 제약사는 이를 개발하기 위해 곳곳에서 협력하고 있다.

바이러스 대유행 이제 시작

11일 제약바이오 업계 등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생명공학혁신기구 디지털위크 화상 의료 컨퍼런스’에서 “바이러스 대유행은 이제 시작 단계다”면서 “종식되려면 아직 멀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또 “코로나19는 내 최악의 악몽”이라면서 “코로나19는 4개월 만에 세계를 비탄에 빠뜨렸다. 이는 지구를 점령했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전 세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728만7181명이다. 미국에서는 시위와 봉쇄조치 완화 이후 확진자가 60만명 가까이 증가하면서 2차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누적 확진자 수는 206만4071명이다. 누적 사망자 수는 11만5048명이다. 지난달 15일 봉쇄조치 완화 전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144만명 규모였다. 한달만에 60만명이 급증한 셈이다.

브라질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77만명을 넘어서면서 미국 뒤를 잇고 있다. 이날 브라질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 대비 3만2913명 증가했다. 브라질 감염병 전문가 페드루 알라우 교수는 “브라질은 코로나19가 정점에 이르는 중에 사회적 격리를 완화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후천면역결핍증후군(HIV), 에볼라 등은 코로나19에 비해 단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사스, HIV, 에볼라는 발병 초기에 통제가 어느 정도 가능했다”면서 “사스는 전염성이 강하지 않아 공공보건정책만으로도 사라지도록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백신 3종 7월부터 3상 돌입…미국 정부, 지원 강화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가 이전 감염병에 비해 타격이 큰 전염병이지만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미국 정부는 제약사가 개발 중인 3개 백신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올해 초여름까지 하나 이상의 백신 후보가 더 진전된 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백신 임상 3상은 모더나가 오는 7월, 아스트라제네카ㆍ옥스퍼드가 8월, 존슨앤드존슨(J&J)가 9월 각각 시작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3개 제약사 외에 다른 곳에서 개발하는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서도 3상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우치 소장은 “이번 자금 지원은 미국 보건복지부가 국립보건원 및 다른 기관과 논의한 끝에 내린 것”이라면서 “백신 개발 진행은 과거에 제시한 시간표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전자현미경으로 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확대 사진으로 바이러스 입자를 둘러싼 돌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바이러스 입자들이 왕관모양의 돌기를 나타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뜻한다. 출처=마크로젠
일라이릴리 “9월 항체치료제 승인받을 것으로 기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와 관련해 올해 9월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니얼 스코브론스키 일라이릴리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일라이릴리의 약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입원까지 가지 않는 게 확인된다면 이는 아주 강력한 데이터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 9월 FDA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1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2종과 관련한 임상에 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각각 캐나다 생명공학기업 앱셀레라와 협업한 ‘LY-CoV555’와 중국 상하이준스와 공동개발하는 ‘JS016’이다.

대니얼 스코브론스키 CSO는 “두 후보물질 모두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해 증식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를 차단하는 방식의 기전이다”면서도 “일라이릴리의 제조 역량이 제한돼 최대한 낮은 용량으로 치료 효과가 있는 항체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